안산초록숲길 - 봉원사의 설경


여명도 감감한 새벽 설레는 맘으로 커튼을 열었다. 창밖 정원은 눈부신 설국으로 태어났다. 온갖 것들을 하얗게 소복(素服)으로 단장하려고 눈들은 밤새워 속삭였을 텐데 나는 아무런 기미도 알아채지 못했다. 많은 눈이 내릴 거라는 기상청 예보에 달떴었는데 잠 귀신에 홀렸던 게다. 모든 게 잠든 한밤중의 새록새록 눈 내리는 소리는 적막까지 느낄 수 있을 고요의 숨소리이기도 한데!.



9시, 아파트 뒤 안산(鞍山) 초록숲길에 들어선다. 얼마 만에 밟는 눈길인가! 부산에 머물고 있는 내겐 눈발 보기도 어려운 귀하고 신기한 자연의 축복이다. 수복이 쌓인 눈길엔 벌써 발자국이 어지럽다. 솜털 눈발로 하얗게 성장한 누리는 아침 안개까지 드리워 서울은 몽환적인 수채화로 태어났다. 만 1년여 만에 감격하는 설국은 오르막길 숨결까지 더해 가슴을 쿵쾅쿵쾅댄다.



눈 내리지 않는, 설국이 사라진 겨울은 겨울이 아니다. 기후 온난화로 눈이 사라져 겨울풍경이 삭막한 소이는 강수일수가 적은 탓이다. 근디 역설적으로 강수량은 100년 전에 비해 20cm 늘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비 오는 날이 한 달가량 감소한 대신 집중폭우가 쏟아진 탓이란다. 가을부터 봄까지 비오는 날이 적은 데다 겨울철 눈마저 적게 내리면 지표면이 메말라 식물들의 생육이 위험해진다.



한라`지리산에서 구상나무들이 고사(枯死)하는 이유다. 나아가 도시민들도 대기의 습도부족으로 천식·감기 같은 질병에 걸리기 쉽다. 식물들의 생육부진은 기온상승과 여름철 폭염을 기인한다. 또한 겨울 가뭄 탓에 봄철 대형 산불이 빈발한다. 기후변화는 강수일수의 변화 때문이란다. 수도권에 인구의 90%가 살고 있는데 대형산불이 발생하면 어찌할꼬?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과 가뭄, 폭염 피해에 대해 각성과 대책이 필요하다.



겨울철 설경은 정서적인 면에서도 낭만과 희열을 공감케 해 풍요로운 삶을 영위케 한다. 인성의 순화는 풍요로운 사회의 원동력이다. 자연을 본래의 자연상태로 유지케 하는 건 사람들의 의무요 지혜다. 울`나라의 유토피아라고 부르는 부산사람들이 겨울철에 눈발 하나 볼 수가 없음은 불행이다. 자연이 빚어낸 설국의 장관은 어떤 그림으로 대체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고 예술의 극치다. 오늘 설국의 안산 초록숲길 산책은 나를 살찌움이라. 2026. 0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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