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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그 미지?

‘2024 해운대 성령 대집회’에서

‘2024 해운대 성령 대집회’에서

“모든 우상들은 무너지고 주님만 높이는 나라 되게 하소서. 이 땅의 지친 모든 영혼 주 예수 사랑 알게 하소서~.”

예수탄생과 복음전도 2000여년에 예수의 사랑을 깨쳐 우상들을 멸하고, 주님의 하늘나라를 이룩한다는 구호를 지금도 외치고 있는 ‘해운대 성령 대집회’를 기웃대면서 공허하게 들리는 건 비단 나만의 소회일까? 그 많은 교역자들과 어마어마한 교회재산을 축적하면서 2000년 동안 뭘 했다는 걸까?

예수사랑이 뭔지를 몰라서 중동전쟁과 우크라이나전쟁의 비극이 아니, 세계의 국지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걸까? 그렇다면 분쟁의 한가운데 가서 성령대집회를 열면 어떨까? 세계인류평화는 주님의 하늘나라 사명이 아니던가!  부산성시화본부는 8일 오후 4시~7시 이후까지 부산지역 1800여개 교회와 경남, 울산 등 전국 33개 지역 교계 교인 10만여 명의 성도들이 흰색 빨간색 남색 초록색 등 형형색색의 옷을 맞춰 입고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사고예방을 위해 횡단보도와 지하철 역사 등에 경찰기동대 3개 중대와 형사, 여성·청소년 수사팀도 현장에 배치하고, 지하철 2호선과 3호선을 각 8회씩 16회 증편했단다. 한국교회의 공교회성을 공고히 하는 오늘의 ‘해운대부흥운동’은 2014년 5월 25일 부산 교계가 해운대 집회를 개최한지 꼭 10년 만에 열렸단다. 선언문에는 “우리는 교회와 민족의 죄악을 깊이 회개하며, 진정한 변화와 부흥만이 유일한 회복임을 천명한다.”면서다.

 “해운대에서 시작된 부흥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하나님의 영광이 거하는 한국교회, 하나님의 영광을 비추는 대한민국,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민족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선포했다.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와 영향력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도 했다. 나는 시니컬한 미소를 애써 삼켰다. 오늘날 내부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인과 그들의 꼼수로 불신이 팽배한 작금의 불행한 현실을 성토부터 하라고. 문제를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여 뭉개는 철면피 앞에 10만 기독교인들이 모여 그들을 회개시켜 사회통일을 이루는 게 더 급선무가 아닌가?

10만 기독교인의 집회에 소요된 경비와 사회적 자원도 상상을 초월할 테다. 집회현장에서 실감하는 낭비문화(?)는 엄청났다. 그 재원을 가난과 불의의 타파 보다는 교회의 세를 견고히 하려는 과시 성 집회일까 두려웠다. 오늘 집회에서 모인 헌금은 내년 1월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다음세대 집회 ‘청소년월드캠프’에 쓰일 예정이란다. 후원헌금 봉투에 성명과 금액과 연락처를 명기한 자체도 사뭇 아리송했다. 헌금이란 뜻을 빙자한 그 무엇일까 싶어서다.                     2024. 09.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