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울`가족의 영일만(迎日灣) - 북항뜸길 트레킹


호텔 뷰의 서비스는 5성급호텔 이상이다. 쾌적한 침실과 각종 편의시설은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두유와 야구르트, 차 종류와 센드위치까지 무제한 제공한다. 화장실용품 중 일회용 화장품도 6종류가 비치돼 있어 빈손으로 투숙해도 아쉬울 개 없다. 율네는 9층, 앨네와 울`부부는 8층 침실인데 동해의 싸늘한 밤을 숙면(熟眠)했다고 했다.


오늘도 하늘은 잿빛 구름에 바람결이 매섭고 차다. 울`식구들은 8시에 로비에서 만나 아구 물횟집을 향했다. 십여 분쯤 걷는 식당은 포구 변두리에 납작 엎드린 폐가(?) ‘영일만물곰식당’인데 맛집으로 입소문 나서 작년 11월에 발길을 텄던 집이다. 시원`깔끔한 물매기국은 식당주인 할머니의 자부심이 대단한 메뉴다.


식사 후 강풍 속에 뭔 트레킹이냐?는 식구들의 핀잔을 흘려듣고 나 홀로 신항 북방파제길 트레킹에 나섰다. 영일만 북쪽을 테트라포트로 막아 신항을 조성한 둑길(뜸방)은 3,054m로 올라서자마자 바닷바람의 포효에 정신이 헷가닥했다. 몸뚱이 가누기도 버거운데 추위까지 살 속을 파고든다. 포스코단지와 연결 된 듯한 뜸방길의 매력에 나는 미친다.


아스름한 호미곶을 휘돌아 만(灣)을 형성한 동해의 푸른 물결이 노도처럼 밀려와도 멋있기만 하다. 혼자만 감탄하기 아까워 아내를 부르고 싶은데 되돌아 올 대답은 뻔할 뻔자라 포기했다. 동해안은 거의 융기해안으로 단조롭지만 영일만이 함몰하면서 동단에 호미곶이 생겨 특별한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함이라.


호미곶의 영일만이 없었다면 포스코가 없었을 테고, 자연히 울`나라의 중공업도 어찌 됐을지 상상이 안 된다. 영일만은 달만갑과 장기곶을 연결하는 선의 안쪽 바다로 수면적이 약 120km2 란다. 지금 영일만은 남방파제 2단계 1.3㎞ 착공에 들었단다. 영일만항만 내부를 호수처럼 잔잔하게 만드는 공사다.


남방파제공사가 완공되면 '영일만 횡단대교'(18㎞)가 건설되고, '철도망'으로 이어져 '항만-철도-항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트라이포트'(Tri-port) 복합 물류체계가 완성된단다. 환동해 경제권의 진정한 중심축으로써 '유라시아의 관문'으로 북극항로 전진기지가 된다는 장밋빛 꿈이 펼쳐지고 있다. 영일만은 또 한 번 천지개벽할 텐가!


호텔에 들어선 나는 식구들에게 뜸방길 트레킹의 멋을 과대포장해 떠벌렸다. 모두 구미가 당기는지 길잡이 하란다. 나는 다시 영일만의 강풍을 뚫는 향도가 되어 포스코단지 코 앞까지 왕복 강행군하는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여행은 고난 속에서 미지(未知)를 품을 때 열락(悅樂)한다. 바닷길 이십 리 고군분투는 진정한 삶의 팩트다. 온 가족이 다 함께 쾌재를 불렀다. 2026.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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