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의 미역습격
해운대해수욕장이 느닷없는 미역과의 전쟁에 휘말렸다. 엊그제, 아니 요 며칠간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의 동`남해 바다는 평상시처럼 무탈했다. 어제도 오늘도 잔잔한 파도에 봄빛을 즐기기 딱 좋은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이었다. 나는 외출 없는 날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해운대백사장(1000여m남짓)을 2번 왕복 맨발워킹 한다.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미포항까지 파도와 스킨십 하는 바다모래를 발바닥 촉감을 일깨워 온몸으로 공감하는 촉각(觸覺)의 낭만을 사랑한다. 간혹 바다가 심술이 날 땐 하찮은 부유물 한 두 개쯤은 파도에 실어 보낼 때가 있긴 하다.
근디 오늘처럼 바닷물이 시꺼멓게 될 정도는 내가 해운대서 얼쩡댄 동안은 아직까진 없었다. 미역 떼의 습격이다. 파라다이스호텔 앞에서 미포항까지의 해수욕장 가장자리 해변은 상륙한 미역밭이 됐고, 바닷물 속의 미역은 시꺼먼바다를 만들었다. 그런 미역떼거리의 습격을 즐기는 진풍경도 볼만하다. 장년아주머니들의 공짜미역 포획이다. 날것 자체로 나물무침, 또는 건조미역으로 사용하려 건지느라 야단법석이다. 미역귀는 좋은 재료라면서도 잎줄기를 선호했다. 싱싱한 미역귀는 멋진 천연예술품이라. 암튼 해수욕장에 왔다 미역횡재 한 건 평생의 추억거리일 테다.
# 아케라 솔로타(Akera soluta) ; 바다 달팽이 (또는 바다 민달팽이)의 일종일까? 아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도대체 미역의 반란은 어디서, 어째 일어났을까? 날씨도 좋은데~? 해운대해수욕장 앞 바다 수Km쯤에 미역양식장이 발달했다. 유명한 ‘기장미역’의 보고다. 거기 양식장에서 발생한 돌발사고(?)로 유발한 미역 떼의 반란이지 싶었다. 미역의 반란은 그것들을 건진 노다지꾼이 생기고, 더는 그걸 치울 해수욕장관리직원들에겐 골치 아픈 미역쓰레기가 된다. 세상일은 대게 호불호 현상을 수반케 하는데, 그 반란군속에 기이한 생물 십여 마리가 동반상륙 했다. 영판 두더지모양인 놈은 해삼의 사돈네 팔촌 같아 보이고, 물개의 태아 같기도 했다.
놈에 대한 궁금증은 거기 모여든 모두가 이하동문이었다. 귀가하여 웹`검색을 해봤으나 신통 칠 안했다. 자연의 신비는 무궁무진하다. 자연생태계는 다가설수록 경외감이 충일한다. 내가 알고 있는 자연이란 한심스럽게도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 해운대해수욕장 모래사장엔 모래조각상 축제준비가 한창이다. ‘미역의 반란’이 축제 때 발생했다면 어땠을까? 센세이션을 일으켰지 싶다. 미역횡재는 또 하나의 축제(?)가 되어 미역쓰레기는 상당히 줄어들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생물의 비밀도 거기서 베일을 벗었을 수도 있겠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이래저래 감탄이라! 2025. 05. 13
# 미역귀는 미역의 윗동으로 두툼하고 딱딱하며 주름 잡힌 다발 모양의 부위다. 미역의 생식세포가 모여 있어 거기서 나오는 포자로 미역이 번식한다. 탄탄한 식감과 함께 영양이 풍부하고 미네랄, 에이코사펜타엔산 등의 불포화 지방산이 미역잎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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