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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위암, 병상병기

오심증 없엘 약은? (항암치료 5일째)

2010. 08. 14 토.

 

항암치료 5일째다. 오늘 이후 3주간을 쉰다니 며칠 후면 그 지긋지긋한 오심증에서 탈피할 수 있겠거니 하는 기대감에 심호흡을 한다.

식염수에 50mg leucovorin 0.7v 와 500mg fluorourac 1.46v를 차례로 혼합주사 맞는 시간은 고작 5분이면 족한데 (첨 이틀째는 못 느꼈다)수반하는 오심증은 축적돼 진종일을 살맛 가시게 한다.

엊 그제 밤엔 둘째가 나를위해 롯데백화점 떡집에서 별스런(빈데떡 만하고 온갖 팥`콩을 버무렸다)떡을 사와서 먹다보니거부반응이 없어욕심을 부려 하나를 다 야금야금 씹어 삼켰었다. 사실 요즘 식사란 게 밥 한두 숟갈이 고작이고 과일로 가까스로 허기를 때우는 판이라, 씹어 삼킬 만하면 한 입 더 먹어야 되겠다 싶은 게 과식이였던지 반 시간 후엔 결국 토하고 말았다.

과유불급이라 했다. 그 이후론 식사 전 30분에 복용하라는 오심진정제를 두 알씩 먹고 있지만 순간적인 처방일 뿐이라.

음식을 먹을 수가 없는 게 아니라 먹고 싶지를 않다. 먹고 싶지 않는 게 아니라 먹고 토할 것 만 같아 먹기를 단념한다고 함이 옳은 표현이리라. 파인에플, 수박이 차고 청량감 돋아 괜찮고 바나난 허기증 가시게 해 그나마 입간질을 하는 편이다.

발효유제품은 오심증을 부채질 하는 느낌이 들어 내키진 않지만 그래도 억지로라도 먹곤한다.

먹는다는 즐거움이 인생에서 어떤 것인가를 새삼 통감케 된 요즘이다.

식욕이 사람의 욕심 중에 으뜸 아니겠나. 먹지 않곤 살 수가 없을 테지만 지금은 그런 개념보단 얼마나 맛있는 음식을 분위기 좋은 데서, 맛깔을 음미하느냐는 식도락의 세상에서 음식을 못 먹는다는 건 불행 중의 불행리리라.

항암제를 복용`주사하는 모든 환자는 그 오심증 땜에 피말리는 부대낌에 빠저든다 할 것이다.

암치료를 받으면서 암환자가 생각보단 엄청 많다는 사실과 암과의 투쟁에 모든 걸 쏟아붓는 초쵀한 환우들의 모습을 주사실에서 맞닥뜨리면서 최소한 오심증만이라도 없는 약은 언제쯤 개발될까 하고 상상해봤었다.

환자들이 투병 중에 음식이라도 충분히 섭취하면 완치확률도, 회복속도도 급진전할 것이다. 음식섭취 한만큼 기력이 솟아 항암력도 높아질 건 불문가지다.

의약품 하나 개발엔 형언할 수 없는 인고의 시간과 자금이 필요로 할테다. 오심증 없엘 항암약을 개발한다면 이익창출은 얼마나 될까? 나의 우둔한 머리로는 상상을 절하지만 덩치 큰 현대차 수출액보다 더한 외화벌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봤다.부가가치가 그만큼 높을 게란 사실이다.

근데도 의약품 개발이 더딘 것은 대부분을 민간기업에서 행해지고 있어서가 아닐까?

위정자들이 전시효과가 없는 아니 언제 나타날지도 모를 과실이란 도박(?)에 예산편성을 하고 싶질 않을 테다.

22조원이란 빚으로 막무가내 밀어부처 국론분열 시키는 4대강사업 - 준설과 치수 위주로 국민 총의 얻어 순차적으로 실시하고 2~3조원을 의약품 개발에 투자하면 어떨까?

공기업 LH의 부채가 2003년 20조원 남짓했다는 데 2009년까지 110조원으로 6배가량 늘었단다. 하여 LH의 전망이 안개 속도 아닌 터널 같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는 게다. 결국엔 세금으로 매꿔야 될 게 아닌가? 그럴바엔 몇 조원 의약품 개발에 투자하여 성공한다면 수백조원의 이익이 창출될 거란 보장은 결코 전망이 미궁의 터널 같지는 않다 할 것이다. 위정자들이 이젠 국민보건에 각별한 애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우리들 특히 환우가족들은 그런 위정자를 선택해야 한다.

나 역시환자가 되기 전엔 생각을 못했었다. 약 개발에 성공하여 환자들에게 획기적인 도음을 주고 나라경제도 튼튼히 하는 투자에 눈 감는 위정자는 오직 재직시 가시적인 일에만 쓸테다. 우리들이, '위사랑 한마음'가족들이 그들을 각성케 해야 함이라고 생각해 봤다.

오심증은 며칠 후면 가실까?

소나기가 추한 모든 걸 씻으려는 듯 쏟아진다. 나의 구토증도 씻어갔음 싶다.

명치 끝의 답답함이라니~? 모든 냄새의 역겨움이 이리도 지랄맞을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