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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5) 스위스 취리히호 트레킹

5) 스위스 취리히호 트레킹

모처럼 찌푸린 날씨가 밝게 미소 지을 듯싶다. 새벽에 아내와 취리히 호수변길 트레킹에 나섰는데 잿빛구름들이 물러서느라 몸살을 앓고 있었다. 두 번째 새벽 트레킹인데 엷게 깔린 안무가 엉켜든다. 밤새 호수가 뿜어낸 숨결들인가? 바람막이 점퍼가 눅눅해진다. 호수를 에워싼 새까만 산 준령들을 기어올라 넘느라 힘 부친 안개는 흩어지고 파란하늘조각들이 구름사이로 아는 챌 한다. 오늘은 맑을 테다.

취리히호수를 휘감는 산책길은 자전거 길과 공존하고 그 옆을 자동차전용도로가 뻗었는데 느닷없는 고속철이 휙 지나가기도 한다. BCC고속철 중 어떤 놈은 알프스를 넘어 이태리와 연결되는데 주말엔 저 놈을 타고 이태리 밀라노를 갈 참이다. 산책길엔 가뭄에 콩 나듯한 새벽산책객 보다는 바이크족이 많았다. 순수 바이크가 아니라 일찍 출근하는 직장인들 같았다.

모두 헤드램프와 자전거라이트를 켜고 달리기에 부딪칠 염려는 없는데, 가관은 헤드램프를 매단 애완견을 앞세우고 산책하는 진풍경이다. 취리히시내에선 애완견을 동반하는 사람이 적어 좋다. 쾌적한 시내환경을 위한 배려일 테다. 서울 안산자락길코스 산책엔 애완견동반이 많고 배설물관리가 부실하여 찌푸릴 때가 많은데 말이다.

자전거와 보행자전용도로인데 중앙의 경계선이 없는 경우는 우측통행이 정도

울`부부는 한 시간 반 남짓 호수가 숲 트레킹으로 환장(換腸)을 하며 천국(?)의 아침을 맞는다. 취리히 공기가 넘 좋아 굳이 새벽산책을 할 필요가 없어선지 트레킹족이 뜸했다. 몽환적인 새벽풍경을 호수에 담은 데칼코마니에 취해보는 낭만도 공짠데 낚시꾼들 몇 명이 어슬렁댄다. 근데 어떤 낚시꾼은 미끼로 5cm쯤 될 물고기를 쓰고 있어 얼마나 큰 놈이 걸려올까? 자못 궁금했다.

취리히 호수(길이40km.너비3km,수심49m, 최대수심143km)의 물은 취리히시를 통과하는 북서쪽 끝(케브뤼케 Quaibrücke)에서 호수 밖으로 흐른단다. 코로나팬데믹 여파인지 유람선선착장도 한가해 보였다. 승선장은 반호프 거리의 남쪽 뷔르클리 광장에서 호수 방향으로 길 건너에 있는데 교통 혼잡지역이다. 유레일패스 소지자는 유람선 이용이 무료란다.

호수와 리마트강을 경계 짓는 다리가 아취형의 콰이교인데 통과높이가 낮아 닻 내린 보트도 간신히 지나다닌다. 아마 트랩전철 탓에 그리 만들었지 싶었다. 새벽녘 선착장일대는 아마추어낚시꾼들이 얼쩡대는데 아침거리 사냥 나온 물고기들이 사냥감이 되는 순간이라 제법 큰놈이 걸려든다. 청정호수에서 낚는 물고기는 유해독소가 없어 신선한 맛을 낼 것이다.

호수가나 시내를 흐르는 냇가에 휴지조각 하나 없다. 온갖 오염된 물이 흐르는 우리나라 시냇가나 저수지의 쓰레기를 생각하면 이상할 정도다. 취리히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냇가나 저수지를 지나치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새벽 선착장일대에 간혹 담배꽁초가 눈에 띄는데 알고 보면 취리히인들은 애연가이지 싶은데도 길가에 꽁초가 없다싶다.

망토를 뒤집어 쓴 보트, 취리히인들은 집마다 보트 하나씩 소유함인가? 자가용차 보다 더 많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녀 할 것 없이 담배를 피우면서 유유자적하는데 거리에 꽁초가 없는 건 혹시 쓰레기봉지를 휴대하나? 라고 울`부부는 의아해 했다. 거리에 휴지 등 쓰레기가 눈에 띄질 않는다. 그렇다고 갓길의 휴지통이 지저분하게 넘쳐나는 것도 아니다. 비닐이나 프라스틱제품 등 일회용품을 사용 안 해서다. 당연히 일회용품 파는데도 없다.

취리히호수(Lake Zürich)는 빙하가 녹아내려 생겼다.

식당의 모든 그릇은 유리제품 아니면 질그릇이다. 그 그릇용품들도 두껍고 단단하며 디자인도 작품성이랄까. 환경오염물질은 아예 사용을 안 한다. 자연친화적인 생활이 청정국가 스위스를 유지하여 관광천국을 만들고 있지 싶다. 그런 소이로 나의 휴대폰도 사기그릇에 닿아 박살이 났었다.

팅겔리의 <호이레카(Heureka)>가 뒤 유람선 선착장부두에 서 있는 사람들이 강태공들

어느 곳 할것 없이 쓰레기통엔 지저분한 쓰레기가 넘쳐나는 서울, 일회용품 사용금지 법안실행을 미루기만 하는 행정이 불편한 서울을 부추기는 꼴이다. 일회용품 안 쓰는 생활은 첨엔 다소 불편할 테지만, 길 들이다보면 습관화 돼 가능할 것이다. 또한 그게 청정 환경을 만들고 유해물질이 야기 시키는 각종 질병의 위험을 제거하는 길이 아닌가! 알면서도 실행 안 하는 건 위정자들의 검은 뱃속 탓일 것이다.

콰이다리. 보트가 저 사이를 끼어다녀야 한다

공해속의 경제적인 부를 후손에게 남겨주기보단 청정국가를 물려주는 게 더 현명한 선조의 삶일 것이다. 아침을 여는 새벽산책에서부터 하루 종일 취리히시내를 어슬렁대는 울`식구들은 깔끔하고 잘 정돈된 시내, 고색창연함의 정서적인 안정을 기하는 힐링처로써의 분위기에 매료됐다. 다만 물가가 넘 비싸다는 게 흠이지만~! 서민층은 어떻게 살까? 많은 시민들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할까? 공장도 눈에 잘 띄질 않는데?

임금이 비쌀까? 그래야만 살아갈 테다. 그나저나 집들도 그림처럼 깨끗하다. 평생을 집단장만 하며 사나싶다, 고 울`부부는 구시렁댔다. 아침 일찍 창문을 열고 창틀까지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감동했다. 개인의 청결이 주위와 사회를 청정하게 하고 나아가 스위스를 관광유토피아로 만들었지 싶다.

너도밤나무 가로수, 낙엽 후의 놈들의 알탕모습은 정말 멋있다

밤거리에서 매장파티를 몇 번 봤었는데 율에 의하면 절약하느라 사무실이나 매장에서 단출한 기념파티를 한다는 게다. 국토가 비좁은 탓인지 도심의 도로 폭이 넓지 않은 편이다. 트랩과 버스와 승용차와 택시(가뭄에 콩 나듯 눈에 띄지만)와 오토바이가 혼재하여 복잡해도 질서가 잡혔다. 공용운송 차량들의 시간표는 철저히 지켜졌다. 그 많은 차들이 사고 없이 잘도 빠져나갔다. 선진국답다.

이 건 무얼하는 배인지?

자가용홍수 속에 우리국적 차는 없어 심통도 났다. 일제 차도 몇 대 궁글러다니는데~. 깨끗한 거리와 호수와 하천은 일등시민의식 땜일 것이다. 일등시민들의 교통문화는 교통순경 없어도 물 흐르듯 한다. 교통 정리하는 경찰이 안 보였다. 며칠 안됐지만 취리히에서 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비닐과 플라스틱용기가 없어 공해발생을 차단하고, 일회용종이컵을 없애 자연을 보호하는 시민들이 존경스럽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비닐, 플라스틱, 일회용종이컵 사용을 금지했으면 좋겠다. 내가 묶고 있는 5성 호텔 파크하얏트도 칫솔과 치약, 일회용 종이컵을 제공 안하고 주문하면 주고 있었다. 환경오염 시킬 일을 사전에 지양함이라. 우리가 후손에게 좋은 나라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이지 싶다. 그게 가장 좋고 자랑스러운 유산이지 않겠는가! 손주`녀들한테서 깨어있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이었단 소릴 듣고 싶은데~? 취리히시민들이 존경스럽다.                                         2022. 09. 30

세르비아꽃(?)이 부끄러워 보자기 둘러쓴 보트들

* 스위스의 ‘생산적 복지’가 가능한 건 대통령선거 같은 국비선거가 없고, 여야가 없으며, 주민들의 직접민주주의로 세금과 복지수준을 직접결정하여 정치,사회적 안전성과 행정을 직접 챙기는 땜이다. 개인,법인,재산세가 세계에서 가장 낮다. 어떤 주는 소득세가 아예 없다. 모든 세금은 지자체주민들이 직접 결정한다.

* 복지라는 이름의 예산낭비나 비생산정으로 쓰이질 않게 감시하며 세금혜택을 받는 수혜자는 상응하는 책임을 진다. 국가적 차원의 최저임금이 없고, 단체협약이나 표준계약을 통해 정한다. 고령층과 장애인에겐 무제한 혜택을 주고, 일반 수혜자는 본인의 재활 내지 교육,사회 프로그램을 통해 소득창출노력을 했다는 사실입증을 해야한다. 혜택받은 자는 사회에 환원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