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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4) 스위스 루체른(Lake Luceme) & 리기 산 (Mt Rigi)

4) 스위스 루체른(Lake Luceme) & 리기 산(Mt Rigi)

취리히중앙역에서 9시에 출발하는 리기 산과 루체른행 관광버스에 올랐다. 쥬니가 한 번 다녀온 곳이라며 취리히에서 머무는 동안 리기 산과 루체른과 알프스융프라우는 꼭 가봐야 할 명승지라며 미리 예약을 해놨었다.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관광도시여선지 엄청 큰 역사는 인파로 북세통이다. 알프스고산지는 날씨변덕이 하도 심해 한 시간 후 도착하면 날씨가 좋아지길 바래는데 어찌될지 모른다고 자위한다. 

취리히를 출발한 관광버스는 리기산 입구 베기스 리프트정거장에서 케이블카에 연결해 줬다

하지만 베기스에도 이슬비 흩뿌리는 날씨는 여전했다. 키이블카에 올랐다. 안개와 이슬비와 때론 회색구름이 차창으로 밀려오다 이내 거짓말 같이 걷히곤 몽환적인 초록풍광을 선뵌다. 우리나라도 산악지대가 많아 여행 중의 차창풍경이 단조롭지 않는데 스위스 알프스자락의 풍광은 단연 감탄스럽다. 한 시간여가 훌쩍 흘러 리기 산을 본격적으로 오르는 베기스에 도착했다. 칼트바트까지 올라가는 곤돌라리프트를 탈 차례다.

▲케이블카에서 조망하는 목가적인 마을풍경▼

여전히 안개는 산록을 누비고 가랑비도 내린다. 곤돌라에 승차해 구름사이로 펼쳐지는 풍경에 승객들의 탄성은 신음이 된다. 햇빛 쨍한 실사보단 시스루 걸친 부끄러움 끼가 감성적일 것이다. 칼트바트에서 다시 산악열차로 환승했다. 열차는 거의 만석을 이뤘는데 낌새가 어째 살갑다. 패키지관광 온 한국인들이었다. 루체른시내에서 유람선을 타고 와 비치나우 역에서 승차했지 싶었다. 그들은 점심을 먹으러 중간역에서 모두 하차했다.

케이블카는 안개속 여행으로 시작되고~

말 한마디 나누진 않았지만 속마음은 반가웠다. 산악열차는 리기쿨룸 정상 코밑까지만 운행했다. 이슬비가 흩뿌린다. 아까부터 설경이 다가서더니 열차를 나서니 찬바람까지 엄습해온다. 얇게 눈 깔린 산 정상을 향하는 등산길은 안무 속에 숨어 시계가 제로인대다 미끄럽다고 쥬니와 아내가 정상등정을 포기하잔다. 대신 리기스타펠역으로 향하는 하산코스를 트레킹하면서 간이역에서 점심도 때우잔다. 글다가 적당한 때 열차가 오면 승차하여 피츠나우역으로 하산키로 하잔다.

루체른(피어발트슈테터)호수

“산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리기산(Rigi 1,798m)은 루체른호와 추크호에 둘러싸여 있다. Rigî는 독일어로 ‘주름.끈’을 의미하는데 스위스고지 협곡을 말함이란다. 1871년 5월 21일 유럽 최초의 산악 열차가 아트-골다우역과 피츠나우역을 연결하는 랙 철도였다. 베기스에서 리기-칼트바트는 리프트, 크레벨역에서 리기-샤이덱역은 케이블카가 운행된다.

우리는 베기스에서 칼트바트까지 곤돌라로, 크레벨역에서 리기까진 산악열차를 이용했다. 리기스타펠역에서 점심을 때우고 열차로 피츠나우로 하산했다. 알프스고산준령에 펼쳐지는 초지와 가축들의 유유자적하는 목가적인 풍경은 자연이 빚은 위대한 사생화다. 성깔 급한 나무들이 노랗게 가을빛으로 채색하고 단정한 산촌들이 숲에 파묻힌 풍정은 탄성이 절로 나게 했다.

안무 걷어내면서 루체른호수를 클로즈업시키는 열차차장의 호수풍정 파노라마는 환상적이다. 고작 1.800m의 리기산이 ‘산의 여왕’이라 부르게 된 까닭을 이해하게 된다. 이렇게 예쁜 산이 있을까 싶다. 스위스알프스 트레킹코스로 가장 만만한 코스가 리기산이기에 사시사철 관광객이 붐빈단다. 한국관광객들의 인기코스이기도 하고~! 피츠나우 역에서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호수풍경을 완상하는 희열은 보너스다.

‘네 개의 숲을 가진 호수’라는 루체른 호수를 미끄럼타는 유람선에서 관망하는 리기산 절벽 아래 울창한 숲의 마을풍경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림같은 멋진 풍경의 병풍을 빙 휘둘러 친 맑은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유람하는 낭만은 꿈속 같다. 한 시간여의 행복한 시간이 금새 흘렀다. 멀리서 봐도 그림 같은 루체른시가 환대를 하듯 다가선다. 상륙하자마자 중앙역사의 인파는 난장판을 이뤘다. 관광인파로 북적대는 루체른은 도시규모가 일취월장하는 세계의 관광도시답다.

리기칼트바트 역. 산악열차로 환승한다

루체른의 아이콘이라는 카펠교(Chapel Bridge)를 통과한다. 유럽에서 젤 오래된 목조다리는 도도히 흐르는 로이스 강을 횡단한다. ‘지붕이 있는 목조 다리’는 지금도 튼튼하고 난간엔 생화가 만발하여 꽃길 퍼레이드를 받으며 강변을 따라 펼쳐진 루체른시가를 사열하는 개선장군이 된다. 관광의 도시답게 깨끗하고 잘 정돈된 그림 속을 걷는 느낌이다. 고풍의 멋이 철철흐르는 목조다리 중간쯤엔 원통형의 예배당이있다.

▲리기칼트바트역 풍경▼

카펠교를 통과한 후 구시가지를 십분 쯤 파고들면 ‘빈사의 사자상’을 볼 수 있다. 우람한 단애가 제법 큰 둠벙을 품고 있는데 단애 속에 숫사자 한 마리가 웅크린채 누워있다. 프랑스대혁명 때 목숨을 바친 스위스용병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바위사자상이다. 푸른 숲을 거느린 둠벙주위에 벤치가 몇 개 있어 동네쉼터로써 시민들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시 빠꾸하여 걷다가 우측 동네 언덕길을 10분쯤 오르면 무제크성벽(Museggmauer)에 이른다.  

동굴성당 입구
▲리기칼트바트역에서 10여분간의 짬때 인근의 장난감 같은 작은 동굴성당을 찾았다▼
▲미니 동굴성당 내부▼
리기산행 산악열차
리기산 정상을 향하는 터널
▲리기산 정상엔 눈이 쌓이고 안개에 파묻혀 시계제로였다. 등정해 봐야 보이는 게 없고 미끄럽다고 율이 하산코스 트레킹을 하잔다▼
리기산정을 향하는 이정표. 청년쪽은 가파른 지름길이고 노인쪽은 완만한 우회로다
하산코스에서 마주치는 풍경들
리기산등정도 변덕스런 날씨 탓에 절반의 성공을 기대해야 한다나?
식당 겸 간이정거장에서 점심을 때웠다
▲리기산정 탑이 구름을 헤쳐 우린 다시 올라가다 멈출만큼 날씨변덕이 심했다▼
호텔이름에서 에델바이스를 보고 여기가 알프스란 걸 새삼 인지했다. 한 물 간 에델바이스꽃이 초지숲에서 인사를 했다
▲높이1800m 리기산의 7부능선쯤의 그림같은 집들은 뭘 해서 생계를 유지할까? 트레킹족들의 민박으로~?▼
간이역사
▲루체른호가 점점 실체를 나타낸다▼
▲루체른호수는 우리에게 미치도록 아름다운 풍경을 한 시간동안 선물할 것이다▼
파란 보자기 널려 있는 포도밭. 스위스와인은 명품반열에 속하며 값도 싸다
비츠나우역. 산악열차의 시발점이면서 유람선의 승선역이다. 우린 이 역에서 루체른시를 향한다
▲루체른 호수가 선사하는 사생화의 파노라마는 눈이 시리도록 이어진다▼
간이 유람선역
▲호수가의 외딴 집들은 유럽과 세계의 부호들이 자유를 만끽하는 별장일 테다▼
루체른항만부두의 보트계류장
우리가 탑승한 유람선의 십자가 깃발은 병원선이 아닌 스위스의 국기
예수교회
루체른역사 앞의 놀이공원
루체른 중앙역사 정문
루체른시의 상징인 카펠교와 예배당
강변의 구시가지 풍경
중앙역
중앙역 앞 다리 부스가게에서 군밤을 팔고 있어 한 봉지 사먹으며 한국을 생각했다. 밤송이를 그대로 팔기도 했는데 비싸긴 말 해 뭣하랴!
지붕있는 목조다리의 중간의 예배당
카펠교에서 조망하는 예수교회, 중앙역사와 유유히 흐르는 로이스강
▲빈사의 사자상▼
무제크성벽 입구

루체른 무제크 성벽

고요한 나라에도
전쟁의 상흔이 남아 소슬하다.
로마 지배시 쌓은 성벽이라는데
성문 높은 곳에
쌍독수리가 새겨져 있어
오스트리아 명가문 합스부르크가의
상징이 오롯하다.
사방을 다스려온 흔적이
아직도 역력하게 보이는데
언덕 길 아래에는
유럽의 전형적인 저층 아파트가
단단하게 들어 서 있다.
성벽은 참으로 우람하고 높은데
현대식 도심 건물은 잔잔한 향연
아픈 생채기만 빼면
과거와 현실의 아름다운 조화
내 조국의 시린 한마디를
이국에서 만나고 있다.

-김윤자의 스위스문학기행에서- 

▲무제크성벽과 성벽에서 조망한 루체른시가▼

무제크성벽(Museggmauer)은 로마시대 쌓은 성벽으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지배를 받은 곳이었지 싶다. 1386년까지는 성 전체가 남아있었으나 지금은 구시가지 뒤쪽에 약900m의 성벽에 100m 간격의 탑 9개가 현존한다. 각기 다른 탑 모습을 하고 있는데 3개의 탑은 여름에만 개방된단다. 1535년 제작된 시계탑은 지트탑이라 불리는데 정시보다 1분 빠른 59분에 타종된다나?

지트시계탑과 탑내부의 톱니바퀴 기계공작물

나는 지트탑 - 시계탑속에 얼른 들어가보았는데 톱니바퀴들이 엉킨 커다란 공작기계도 그렇지만 당시로썬 철제기계 공작물을 이렇게 높은 망루에 매달았다는 것도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지트탑도 합스부르크가가 주민들을 위해 만들었을까? 암튼 성벽에서 조망하는 루체른시가지 풍경도 압권이다. 성벽 초지에 밤나무 한 그루가 알밤을 토해내고 있어 위도 상 우리나라와 비슷해 더 마음 아리기도 했다.

루체른 예수회 성당(Jesuitenkirche Luzern)은 로이스강변에 뾰쪽한 첨탑 두 개를 세운 바로크양식의 성당인데 바로 옆의 카펠교와 함께 루체른의 상징이다. 양파 모양의 두 개의 청록색 첨탑의 예수회 성당은 17세기작품이란다. 우린 잠시 예배당에 들러 내부를 일별했다. 화려하진 안았지만 세월의 때가 켜켜이 새겨진 장중한 법당에서 기도드리고 있는 신도들의 모습에 잠시 숙연해졌다.

▲우리나라 성벽과는 대조할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성이다▼

오후6시 루체른 중앙역사 뒤에서 아침에 우릴 리기산에 내려줬던 관광버스에 승차했다. 취리히까진 2시간쯤 걸린단다. 차창을 스치는 낭만적인 풍광에 시간을 잘라내면서도 언제 다시 여기에 올 것 같지가 않아 아쉬웠다. 땅거미가 나머지시간을 삼켜버린다. 나도 스르르 눈까풀을 내렸다. 아~! 아쉬웠던 안무속의 리기산~! 루체른호수가 안겨주는 아름다운 대자연의 파노라마들~! 무제크성벽의 시간의 함축이 주는 무게~! 내가 영면하는 순간까지 잊지 못하리라.   2022. 09. 30

▲루체른시의 아이콘인 예수교회와 성당내부▼
루체른시내 관광트랩
취리히 중앙역에 귀착하여 밤9시쯤 베트남쌀국수집에서 저녁을 때웠다. 동남아손님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