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타령을 하다보니까 꼭 사랑에 걸신들린 사람처럼 들리네요.
사랑이란 참으로 좋은 말인데, 왜 우리에겐 낯설게 느껴지는 걸까요?
인간 사이에 사랑이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맨날 싸우고 사는 건데.
학생들도 그래요. 내가 너희들 얼마나 사랑하는 줄 아니? 그렇게 말해봐요.
얼굴이 붉어져서 '에엥' 하고 큰소릴 쳐요. 무안하다 이거죠.
미움의 반대가 사랑인가요? 미움의 반대는 뭘까?
사랑의 반대는? 갑자기 궁금해지네.
요즘 저도 두꺼워졌어요. 낯짝이.
천방지축이라고 해도 괜찮아요. 사랑이 담긴 말이라면, 그 어떤 말도 이해할 수 있어요.
아닌 사람이 그 말을 하니까, 기분이 나빴던거죠.
하긴 샘도 아닌 사람인지 모르지만..
어찌 알아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하잖아요. 더구나 남자의 속마음을..
더구나 첫사랑의 진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남정네의 속마음을.
난 첫사랑을 가진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이 대개 불쌍하데요.
그 추억을 마음에 가지고 있는 남자가 어찌 순정의 사랑을 퍼부을 수 있겠나이까?
마음속에 진한 여자가 이미 들어차 있는 것을..
정말 우리 인연이 우습지요? 말 한마디에 이런 인연이 만들어지고.
그래서 제가 천방지축이구나. 이제 알았네요.
저도 샘한테 한방 먹였는 걸요.
착하다는 바보스럽다와 동격이다. 한국에서는 이런 공식이 성립된다.
샘은 착하니까 즉 바보스럽다.
바보스러우니까, 메일을 주고 받는다.
난천방지축이다. 그러니 그녀의 친구인 샘도 천방지축이다.
고로나 &샘은 천방지축이고 바보다.
아, 재미없다. 점심도 탈탈 굶고 러너와 컵받침을 만들었어요. 떡살무늬를 염료로 찍어 그 안에 그림을 그려넣는.
제가 꼼꼼하다는 걸 매사에 알아요. 진도가 빠르지 않데요.
4시가 다 되어 왔어요. 굶고.. 배고파 죽겠어요. 마누라 밥도 안 남겨놓고 남편이 다 먹어버렸어요.
샘!! 배고파 죽겠어요. 맛있는 거 하나 사가지고 와주실래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별 좋은 친구가 못되겠네요.
어디 배고프다 해서 빵 하나를 사줄수가 있나, 어디 가고 싶다고 해서 가주기를 하겠나?
피곤해 죽겠는데, 들어와 편지나 써야하는 신세를 만들기나 하지.
지금 사과라도 먹으려고 씻어놓고, 편지쓰느라 먹지도 못하고 있구만.
그냥 들어갈래요. 힘이 없으니 만사가 귀찮네요.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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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전느 천방지축이고 바보다. 란 말에 날 천방지축에서 빼주심 안되여?
바본 맞을 것 같음이고 천방지축은 건성나발이라고 해야 맞을려나 싶네요.
뭐 바쁜 것도 없는데 일 하다보면 매끄럽지 못한 점이 많걸랑요.
하여 후회하고 남에게 얼굴 주름살 잡게 만들어 무안하고---.
꼼꼼한 척 하면서도 빈틈 만들어 어설프게 하곤 할 때가 많은 접니다.
진한 첫사랑이 자리한 남자와의 사랑은 버거울거다.
전 여태 그 생각은 해보질 않했는데 샘 말씀이 정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아니, 저 같은 옹졸한 놈은 사랑을 하면서 첫사랑여인과의 로망이랄까 그런 걸 비유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것도 지금 사랑하는 여인의 장점을 첫사랑한테서 발견치 못한 행운이라고 자위함보다는 첫사랑의 좋았던 점을 끄집어내어
비굘 하는 자살행위를 할 때가 더 많았으니 말이죠.
내 스스로를 자괴심에 빠뜨리는 무익한 비교 말이죠.
해서 참사랑 해보지 못한 사람과 사랑을 해야 사랑의 꿀맛을 더 많이 만끽 하겠단 생각이 샘 말씀에서 깨닫는 둔치임다.
허나 저 한자락을 깔래요.
사랑도 해 본 놈이 더 잘할 거라고요.
시쳇말로 노하우가 어디 그냥 생기간디요.
사랑에 목마른 여자 있슴 저하고 로망을 한 번 꿈꿔라고 해 보시라요.
관음증이라던가요.
샘께서 그걸 지켜 엿보며 즐기시면 알게 아닌가 뵈?
쓰다보니 샘께선 첫사랑이 없었겠단 생각이 불현듯 나네요.
(염장 지르는 소리로)천방지축? 잘난 채 하고, 왈가닥 루시마냥 못 하는 게 없는 처녀가 연애하기 어려웠을 거란 생각에서 임다.
결혼 전 연앨 해 보셨어요?
(그 점은 샘을 무시하고 싶어서)연애 해 보질 못해서 참사랑 얘기에 예민반응함 아닌지?
그렇담 멋 없는 여자 였구먼-.
정말 연앨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삶을 훌륭한 일생을 살았다고 저는 추겨주고 싶진 않습니다.
그점에선 저도 리버릴티한 연애 예찬가가 되고 싶은 게지요.
샘.
혹여 저와 같이 할 시간 잇담 기대하질 마세요.
기대감만큼 속 쓰리고 뒤집힐 테니까요.
그게먹을거람 더 더욱이죠.
저는 도대체가 뭘 살 줄을 모른답니다, (그간 경험지론에서 아내가 뱉는말은, 사 오면 먹긴 허발나게 먹고)
저ㅡㄴ 언젠가부터 물 산다는 걸 잊다시피 햇나봐요.
그리고 어쩌다 구매충동이 일어 값을 묻다가 나자빠지죠.
비싸다고-.(얼마 전, 아이스크림 하나 살려다 놀랬죠. 한 500원쯤일거라 여꼈는데 꺼내보니 1500원이란 정가가 붙어있어 놓고 와 아내한테 핀잔만 옹골차게 얻어먹었지요)
저의 구매패턴은 20여년 전에 머물러있는게지요.
인플레이션을 까먹은 게지요.
그러 나를챙기며 살아가는아낸 대단한 천사임네다.
그러니 누가, 어떤 골빈 여자가 연앨 하자고 달라붙다가 제 풀에 나자빠질 게 뻔하지요.
매사에 확신을 갖고 더는 모를 게 없을 샘이 연앤 아니더라도 혹시 저와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머리빠져 되돌아설 겝니다.
이것저것 생각함 아예 만나질 않음이 그나마 야릇한 기대감이라도 있어 좋으리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참, 언제 샘이 시간 같이 하자고 한 적이나 있었나?
지례 겁먹고 지랄 떨고 있는 제가 우숩죠.
암튼 전 재미 오지게 없는 놈 올시다.(이것도 저를 젤 잘 알고 있는 아내의 경험지론이니 확실하죠)
반면 샘은 옹골차게 재밌을 여자 같고-.
그만 씨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