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명소 춘천 물소리
치유의 명소 춘천 물소리
6월은 하순에 들자 장마 핑계대고 간헐적인 폭우를 쏟아내는 통에 장산계곡 - 춘천(春川)은 ‘물의 합창’이 고조됐다. 춘천의 물길은 산골짝이 다 끝나가는 평지, 체육공원 위 너덜겅지대에서 뜬금없이 시작된다. 크고 작은 바위들을 죄다 모아 산정에서 계곡 끝까지를 차근차근 채운 너덜겅은 시작과 끝이 안 보이는 바윗돌 무덤지대로 장관이다. 사화산(死火山)의 어마어마한 역동성과 신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 바위너덜겅지대 중간쯤에 ‘상산마고당(上山麻姑堂)’과 천제단(天祭壇)이 있다. 삼신(三神-天`地`海)를 신봉한 주민들이 마고당과 천제단에서 마을의 안녕과 행운을 빌었던 신당이다.
신라시대 박제상이 ‘부도지(符都誌))’에 마고를 한민족의 창세신으로 묘사했는데 너덜겅의 신당(神堂)이 그 표증일 테다. 그 신당 아래 너덜겅을 흐르는 물길이 춘천의 본류다. 춘천은 원래 구곡산에서 발현한 물줄기이고, 대천(大川)은 장산에서 발현하여 해운대도서관을 지나서 해운대문화회관에서 춘천과 합류하면서 사라지는 강이었다. 해운대신시가지 건설하는 과정에서 춘천은 복개천이 되고, 대천은 상류지점이 원래모습을 유지했으나 신시가지 건설 때 행정편의주의가 춘천이란 이름을 선택했단다. 사실 장산계곡의 춘천은 본시 대천이라.

지금 호수공원의 이름이 대천공원이고, 전에 대천을 낀 마을이 대천마을이며, 마을의 다리이름이 대천교(현재는 좌동교로 불린다)요 도로명 주소도 대천로이다. 너덜겅을 빠져나온 물길은 체육공원 옆구리에서 모습을 들어내 바위와 돌멩이를 어르고 건너뛰면서 불후의 합창을 한다. 춘천이 연주하는 자연의 오케스트라 협주곡은 숲을 울리면서 계곡을 정화시킨다. 춘천을 따라 생긴 숲길은 그 오케스트라향연을 감상하는 최적의 장소다. 춘천은 오케스트라 전당이고 숲길은 전당의 공짜객석이다. 아무데서나 귀 기우리면 위대한 합창곡을 듣게 된다.
# 제1폭포와 양운폭포 골짝은 출입금지구역으로 관리원이 상근하고 있다
오늘 같은 더위엔 소(沼)주변의 돌 위에 앉아 물속에 발을 담그고 코러스에 취하는 피서라는 사치스러운 시간을 향유할 수 있다. 소에서 물장난치는 개구쟁이들의 불협화음까지도 오케스트라 화음이 된다. 체육공원에서 대천공원에 이르는 춘천의 숲길2km남짓은 시민들의 오페라하우스인 셈이다. 제1폭포와 양운폭포의 위용, 물웅덩이가 보여주는 다채로운 풍경들, 숲을 흔드는 상쾌한 바람결들, 파란 하늘을 비행하는 하얀 구름의 행선지를 상상해보는 힐링의 시간도 모두 공짜로 즐길 수 있다. 하여 나는 짬만 나면 춘천을 찾는다. 고자 처갓집 찾듯이~! 2025.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