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그 미지?

21세기 최고의 러브스토리

peppuppy(깡쌤) 2025. 2. 6. 16:05

 

21세기 최고의 러브스토리

설 때 친구J가 <깃털의 힘은 검보다 강하다(Feather is mightier than the sword)>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내왔다. 인간과 동물(황새)의 아름다운 연민(憐憫)을 담은 감동적인 얘기다. 크로아티아 사바강 근처에 살고 있는 스테판 노인이 낚시를 하다 날개 하나가 총상을 입어 날지 못하는 황새를 발견하여 집으로 대려와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기진맥진한 황새는 스테판이 매일 물고기를 잡아 입에 넣어주고, 외출 때도 옆에 태우고, 지붕에 둥지를 만들어 밤낮으로 돌보자 기적적으로 소생한다.  황새에게 ‘말레나란 이름을 지어주는 기막힌 사랑얘기는 1993년에 시작된다.

황새는 크로아티아와 아프리카 사이의 적도를 통과하는 편도16.000km를 한 달간이나 비행하는 철새다. 한쪽 날개가 영구장애인 말레나가 스테판과 함께 한지 8년차 된 2001년 어느 봄날, 수컷 한 마리가 말레나의 둥지에 날아왔다. 날갯짓 못하는 암컷을 수컷이 짝으로 품을까? 걱정했던 스테판의 기우는 보기 좋게도 연인으로 품어안아 둥지에 사랑의 꽃이 피었다. 수컷이 먹이를 잡아다 발레나 입에 넣어주면서 애정표현이 동화처럼 펼쳐졌다. 스테판은 수컷에게 ‘클렙톤’이란 이름을 선사했고 이윽고 새끼가 태어나 부부가 됐다.

스테판은 이제 할배가 된 꼴(?)이다. 단란한 황새부부의 삶이 파경(?)이 된 건 초겨울이었다. 클렙톤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이다. 짝 잃은 말레나는 수척해졌고, 스테판도 낙담한 채 추운겨울을 보냈다. 3월 봄날 오후, 낯익은 황새가 날아왔다. 클렙톤이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아프리카로, 다시 대륙을 횡단하여 찾아온 가족을 찾는 황새의 귀소본능을 스테판이나 말레나는 모르고 있었다. 한 달 동안 비행해야 하는 편도1만6천키로미터라는 스테판은 상상도 안 되는 거리를 클렙톤은 비행하여 다시 재회하기를 무려 15년을 이어갔다.

2017년 늦은 봄, 말레나는 홀로 둥지를 지키고 있었다. 클렙톤의 귀가소식이 끊겼다. 스테판은 클렙톤의 이동 경로를 샅샅이 파악하다가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곤, 둥지에서 클렙톤의 깃털을 주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친애하는 레바논 ‘미셀 아운’ 대통령님께!

제 이름은 ‘스테판 보기치’입니다. 25년 전, 나의 조국 크로아티아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날개에 상처를 입은 황새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사냥꾼들의 총에 맞았습니다. 다시는 날 수 없다는 것은 철새들에게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임을 아실 겁니다. 저는 어떤 식으로든 황새를 도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에게 ‘말레나’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죠.

그와 수년간 우정을 쌓으면서 저는 횡새에 관해 많은 사실을 배웠고, 그 생물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달았습니다. 15년 전 봄, 아프리카에서 돌아오던 중 수컷 황새 ‘클렙톤’이 둥지에 내려 앉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그와 말레나와는 떨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고 현재까지 60마리나 되는 새끼 황새가 둥지를 떠나 세상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가을이 다가오면 클렙톤은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남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났지만, 3월 말에는 크로아티아의 말레나에게로 항상 돌아왔습니다.

이런 일은 벌써 15년 동안 이어졌고 한 해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클렙톤의 16,000km의 여정은 위험으로 가득합니다만, 최근에 그를 기다리는 열흘 간의 기간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습니다.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저를 두렵게 합니다. 여행하는 동안 폭풍, 배고품, 갈증이 그를 위협하지만, 비행 중 가장 위험한 부분은 레바논 상공을 가로지르는 200km 길이의 비행입니다. 매년 200만 마리의 철새가 일부는 재미로, 일부는 음식으로, 일부는 판매용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5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클렙톤은 아프리카로의 여행을 시작하고, 다시 한번 레바논 상공을 비행할 것입니다. 철새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깃털로 쓴 이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깃털이 칼보다 강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특별한 깃털을 사용하여 새로운 변화를 주도하고 철새들을 무자비한 살해로부터 구할 수 있도록 이 문서에 대통령님의 서명을 간절히 바랍니다.”

스테판의 편지는 전 세계의 큰 관심을 일으켰다. 그리고 레바논 미셀 아운 대통령은 깊은 감동을 받아 레바논 정부가 철새보호 정책을 과감하게 시행했다. 그러나 클렙톤은 무소식이었다. 사람들은 변을 당했으리라 낙담했지만, 대다수 국민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새 둥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생중계 하면서 클렙톤의 귀가를 간절한 기원하는 거였다. 글다가 클렙톤이 돌아온 기적의 영상이 화면에 들어오자 시민들은 열광하여 환성을 지르며 껴안았다.

크렙톤의 사랑의 힘은 놈의 상처투성이 몸에 묻은 핏자국이 험난했던 여정을 짐작하게 했다. 종(種)을 초월한 위대한 사랑의 힘! 경이로운 모습에 전 세계 미디어는 이 황새의 실화를 ‘21세기 최고의 러브스토리’라 칭송하였다. ‘21세기 최고의 러브스토리’는 친구J가 설모임 때 나의 분수 넘는 충고(?)를 기꺼이 포용하면서 보내 줘 의미가 각별했다. 신뢰의 끈을 끌어당기며 애정을 표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J야 고맙다. 어찌든지 건강해다오. 그래야 담에 또 만나지. 안녕!            2025. 0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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