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알이 망상치료제라면 좋겠다
개구리알이 망상치료제라면 좋겠다
봄을 영접하는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이는 입춘이 내일인데 다시 강추위가 엄습한단다. 내 어릴 때 선친님은 긴 백지에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대문과 마루기둥에 붙이셨다. 나에겐 벼루에 먹을 갈고 붓글씨 쓰는 자세를 가르쳐주셨는데 몇 살 때였던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암튼 난 입학 전에 한문과 서도를 배운 탓에 또래 중에선 좀 앞섰지 싶다. 앞마루기둥에 입춘첩을 붙일 때 내가 풀칠을 하던 기억이 선연한데 선친님 여읜지가 반세기가 훌쩍 지나 세월의 무상함에 맘이 아린다.
입춘 땐 보리뿌리를 보고 농사의 흉풍을 가늠한다고도 했는데 보다는 봄소식이 기분을 달뜨게 했었다. 오늘 안산자락숲길을 소요하다 부러 도룡뇽서식지 둠벙을 찾았다. 웅덩이 가장자리 살얼음 아래서 금붕어가 추위를 피하는지 정중동인데, 수초옆엔 개구리 알 우무덩이가 세 개가 있잖은가! 성정 급한 개구리가 동면서 깨어 벌써 알을 까놓았다. 개구리보다 일찍 깬다는 도룡뇽은 기미도 안보인데 말이다. 세상이 아무리 뒤숭숭해도 자연의 법칙은 일탈이란 게 없다. 어쩌다가 어긋난 반칙은 곧장 원상회복된다.
인간이 야기한 마음의 상처는 평생을 아니 세기를 초월한 트라우마로 남기 일쑤다. 하여 그 불상사를 예방하려고 각종 법규를 만들어 놓고 불편해도 지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허나 좀 모자라고 엉뚱한 팔푼이의 망상 탓에 인류가 혹독한 재난과 상처를 당하곤 한다.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건 대통령이 망상에 도취하여 변란을 야기하여 온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함이다. 세상에서 젤 어리석은 망나니인 것이다. 일벌백계해서 그런 망나니의 싹을 재거시켜야 함이라.
개구리알이 허리 아픈데 좋다고 채집해 먹는데 망상치료제로도 쓰였으면 좋겠다. 망상가와 아류들이 개구리알 먹고 망상에서 깨어나 5천만 국민들 하루라도 빨리 화사한 봄날을 맞게 말이다. 안산 둠벙에서 한 사발 떠다 망상에 찌든 우두머리와 아류들한테 바치고 싶다. 그렇게 하여 이분화 된 혼돈의 사회가 빨리 회복되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맛나는 공동체의 나라로 회귀하길 염원한다. 집집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 만당하길 기원해 본다. 2025. 02. 02
# 위 사진은 '27불우회원'들의 더블미트에서의 오찬과 안산자락숲길 둠벙의 입춘풍경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