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반년만의 첫 진료
수술 후 반년만의 첫 진료
작년7월 위암수술 후 항암·방사선치료를 금년1월4일까지 받고 6개월 후인 지난6월24일 위내시경, 혈액검사, CT촬영, X-ray촬영을 했으며 그 결과를 오늘(7/1오전11;30) 손태성교수로부터 통보받는 예약진료 날 이였다.
위내시경을 한 직후 담당의사께서 ‘좋습니다.’란 간단한 평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동안의 내 몸의 상태가 양호함을 자각하고 있었기에 수술 전의 건강상태를 거의 회복했다고 자신감에 차있었다.
자연 손교수와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절감하고 있는 바다.
근데 오늘 오전 11시30분 예약한대로 진료실에서 손교수를 면담, 결과를 통보받으면서 다소 머쓱해지고 황당했다고 할까 아니, 긴장한 나와 아내로썬 너무 싱거워서 말문이 막혔다.
진료실 두 개를 쪽문을 통해 내왕하면서 예약환자를 면담하는 손교수는 내가 기다리고 있는 방에 들어서면서 건성 인사말을 하나 싶었다.
그의 시선은 줄곧 모니터를 향하고 있었고 엉거주춤 서있는 채로
“좋습니다. 혈액도 깨끗하고요. 또 6개월 후에 뵙겠습니다. 간호사가 일정 잡아줄 겁니다.”라고 말하면서 돌아서 나가려는 거였다.
“정말 깨끗한 겁니까?” 라고 난 후딱 물으며 그를 붙잡아 보고 싶었다.
“예-.”라고 응답한 그는 두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면담시간은 채 1분도 안 걸린 것 같았다.
손교수가 옆방으로 사라지자
“말씀 없는 것은 상태가 좋아서입니다.”라고 간호사가 우리내외를 향해 위로하려는 듯 친절을 베풀고 있었다.
몇 마디의 통보를 받기 위해 노심초사하며 3시간여를 달려온 나로썬 ‘좋다’는 대도 맥 풀렸다.
나보다 더 먼 곳에 사시는 환우들은 나 같은 경우에 얼마나 허탈(?)할까?
1주일 전에 촬영·검사한 결과를 좀 더 환자의 입장에 서서 융통성을 도모할 순 없었을까?
검사결과에 특이사항이 없다면, 전화나, e-메일, 서신 등의 통신수단으로 환자에게 알려줘 불필요한 서로간의 낭비를 줄일 수가 있을 테다.
이상이 발견 돼 면담이 꼭 필요한 경우엔 그때 예약을 해도 낭패는 아닐 성싶다.
당장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악화된 경우라면 이미 병원엘 왔어야 할 테니 시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촌음을 아끼는 의사나 면담하러 하루를 보내야 하는 환자에게 여간 비효율적인 낭비가 아닐 것 같다.
대부분 환자와 교수의 면담이 몇 분 동안에 이뤄진다고 여길 때 하루 예진수를 한두 명 줄이던지, 예약 총 시간에서 반시간 정도 여유를 남겨 놓는다면 검진결과를 판독한 후에 예진일정을 그때 환자와 전화상으로 잡으면 되겠단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교수님은 보다 많은 다른 환자를 진료하게 될 것이며 그것이 아니라면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한자와의 진료시간을 좀이나마 늘릴 수가 있어 상호간에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게 환자우선의 진료라 사료되는 병원의 지향점이 돼야 할 거며 의료개방에 대처하는 선진의료시스템이 아니겠는가?
환자에겐 의사의 시술도 중요하지만 따듯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감정이입이 치유에 최선의 처방임을 통감함은 내 혼자만의 소감은 아닐 것 같다.
작년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로 반년 남짓 통원치료를 하면서 지방에 사시는 많은 분들이 환자의 병세 다음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통원치료에 소요되는 어려움 이였음을 듣고 체감할 수 있었다.
삼성병원쯤이면 환자본위의 진료시스템에 나아가야 함이다.
2011. 07.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