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맞이
해오름의 전조 빛인 서광 땜일까? 저만치의 도심이 빚는 인공빛 공해 탓인가? 공해빛 탓이라기엔 검푸른 밤하늘이 너무 맑다. 맑은 밤하늘에 박혀 총총히 발하는 별빛의 처연함은 차라리 시리다. 그 시린 밤공기를 투영하는 색시 눈썹 같은 초승달은 나를 오랜만에 순정의 심연에 푹 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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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해맞이; 미륵산>
am7시를 넘기고 있다. 초승달이 즈믄해를 맞으려 지난해의 미진했던 시름을 동쪽하늘가장
자리로 밀쳐내고 있다. 그 시름의 운무를 불덩이 새해가 마저 다 태우기를 바라는 성싶다.
그 지난해의 어둠을 사르려함인지 해오름은 7시 반인데도 아직 이다.
이윽고 몸살을 하는 여명의 불기운이 솟는다. 지난해의 어둠이 즈믄해를 붙들고 늘어지며 스르르 물러선다.
붉은, 발갛게 타는, 불의는 몽땅 녹여버릴 것 같은 이글거림으로 불덩이가 솟구치고 있다. 기축년은 그렇게 밝아왔다.
우리들의 탄성이 시린 밤공기를 하얗게 번져간다. 기도소리가 맑은 밤하늘에 녹는다. 합장의 간절함이 붉은 해를 해맑게 씻고 있다.
건강과 나의 이웃의 행운을 기원한다.
오롯한 기도를 위해, 순정한 밤하늘의 맑은 여명을 찾아 빛공해를 탈출하여 새벽의 엑서더스를 함이라.
얼마나한 시원함이냐! 시린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빛을 가슴에 안아 순수의 침잠에 들기 언제였던가?
티 없이 맑아진 시린 심저에서 알 수 없는 그리움에 홍건이 빠져들던 자연과의 교감을 해오름에서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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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해맞이; 미륵산>
즈믄해 맞으면서 총총한 별밤의 밀어를 듣기도 함이라.
기축년엔 좀 더 가난해저 보자.
09. 0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