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 그 알갱이
코스모스 여인
peppuppy(깡쌤)
2010. 2. 18. 23:07
코스모스 여인
스산한 미풍에 조락한 갈색 잎들이 포도를 딍구는 시월의 문턱에서
화사한 코스모스 한 무리를 영접한다.
쪽빛 하늘만큼이나 해맑은 네는
코스모스 행렬 속에서
그들의 가녀린 꿈만큼이나 여윈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정녕 네는,
이 가을 나에겐 영원히 불망추일 수밖에 없을 청초한 코스모스이리라.
네와 같이 코스모스 길을 걸을 때
그들의 맑은 미소와 하염없는 손짓이 누구를 환영함 이었는지를 생각해본다.
이 가을 네가 코스모스를 얘기하지 안했던들
난 이 가을을 망각했을지도 모른다는 아찔함에 전율한다.
아니 어쩌다 코스모스를 조우했어도 그들의 그칠 줄 모르는 몸부림이
어떤 이미지네이션인지를 간과 했으리라.
코스모스 같은 여자!
코스모스 여인 - 나는 이 가을에 네를 만남이다.
쪽빛 하늘을 이고 간지러운 바람결에
기울어져가는 햇살을 탐욕하고 싶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그래서 가을만큼이나 영글어가는 추억 쌓기에 열심일까 보다.
어차피 우리네 삶이란 추억 만들기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