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uppy(깡쌤) 2010. 5. 11. 22:25

'앙가라' 암호명을 듣자 페루의 축제가 생각나서 그걸 찾아보겠다며 이제까지 시간을 허비해버렸습니다.

결국 찾지도 못하면서. 한 지방의 조그만 축제인가봐요. 스페인에 정복된 울분을 맘껏 풀어버린 축제였거든요.

나로호 발사 몇분을 남겨두고 아나운서 하는 말이 생각나네요.

어딘가 문제점이 발생해서 중지 상태다. 이런 시행착오가 많아야 한국의 과학자들이 배울 기회가 많아지는 거다, 이렇게 말했죠.

참 슬픈 현실이죠. 문제점이 발생하면 한국 과학자들에게도 그것을 얘기해주기로 계약이 되어있었던 것이죠.

결국 그쪽에서 다 만들고 우린 실수를 해야만 왜 그런 실수가 발생했는지를 통해 약간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거였어요.

샘 말씀처럼.. 더디게 갈지라도 우리 기술로 만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에게 그 돈받아 그 사람들 새로운 기술 터득하겠죠? 참 한국이란 나라 대단해요. 돈이 많아 여기저기 많이도 쏟아부었잖아요.

어젯밤 김대중 납치사건 영화를 보면서 일본인 경찰이 한 말이 생각나네요.

미국이 박정희 독재를 그렇게도 밀어주더니 왜, 이젠 박정희가 필요없답니까? 김대중을 살려주게.

이라크의 후세인이 미국을 대신하여 이란과 싸워주기까지 하죠.

그런 후세인이 자기들 말을 듣지않는다며 전쟁을 시작했죠. 그것이 지금의 이라크 침략이잖아요.

석유가 욕심나서라고 속내는 숨기고. 그런 곳에 우리 군인을 보내고 노짱이 울데요. 아마도 노짱이니 울었을 거에요.

약소국의 비극이죠. 예전 군부였다면 울었겠어요?

박정희가 이휘소를 불렀지요. 핵을 만들어보겠다며. 아마 그런 꿈을 꾸지 않았다면 우리나라 사람으로 가장 먼저 노벨상을 수상하지 않았을지.

결국 미국에 몸 바쳐온 이휘소는 그 일로 미국에서 죽음을 당했지요. 배반을 했으니 죽을 수밖에요.

그게 미국이란 걸 엠비는 모르는 것 같아요.

모든 걸 밀어부치기식으로 진행만 하니 답답합니다. 4대강 살리기며... 등등

샘!! 책 하나 추천할까요?

미국 인디언의 이야기 책이에요.

인디언들의 죽음을 가장 적나라하게 써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가장 진실이 담긴.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요> 란 책이에요. 틈 나면 구입해서 읽어보세요. 손주들에게 읽혀도 좋구요.

우리가 약자편에 서서 세상을 보는 법도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샘이 메이커를 까빡 죽는다해서, 의외였어요.

우리 둘째가 샘을 뭐라 한 줄 알아요. 부르조아의 프롤레타리아 같은 품성을 지닌 사람. 참으로 이름이 기네요.

내가 그렇게 말했거든요. "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찌 고사리를 꺾으러 가는지 모르겠어" 라고.

그랬더니 저토록 긴 이름을 붙여주네요.ㅋㅋ

저 이렇게 사람들을 잘 놀려먹어요. 웃기는 ++이죠.

할 말 다하며 사는 천방지축의 소녀같은 +++이랍니다.

----^^

콘도르의 비운

나로호 발사장면을 보겠다며 외나로도로 몰려 든 많은 사람들의 되돌아가는 발걸음과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고도 기술하나 습득하지 못하고 귀동냥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울분을 토하게 했는지 러시아 핵미사일 기지 건설의 암호명인 ‘앙가라’에 얽힌 이야기를 친구가 메일로 보내왔다.

하긴 로켓 발사 몇 분 전 중지된 상태에서 답답한 심경의 아나운서가 ‘그동안 발사계획이 여러 번 변경되었죠. 하지만 이런 기회가 우리 과학자들이 그들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입니다.’ 라는 슬픈 멘트를 날렸다. 아마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에는 우리에게도 자세히 알려주도록 계약되어 있었던가보다. 이런 현실이 약한 자의 설움인 것을.

앙가라를 듣는 순간 난 페루의 어느 지방의 축제를 생각했다. ‘콘도르 작전’ 과 연관시켜서. '콘도르'는 73년 칠레 군사 쿠데타 이후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자행된 '마르크스주의 테러리스트들을 뿌리 뽑기 위한 암살·납치공작'을 가리키는 암호다. 표면적으로는 반공과 좌익진압이라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은 각국 반체제 인사들과 그 지지자들에 대한 무자비한 암살·납치공작을 하는 이른바 남미의 테러 협조 시스템이다.

어젯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자칫 바닷물에 수장될 뻔 했던 그 순간들을 담은 영화를 방영했는데, 거기서 한 일본 경찰이 던진 한 마디가 찡했다. “미국이 박정희의 군사독재를 밀어주더니 이젠 필요 없답니까, 김대중을 살려주게…” 콘도르 작전이 바로 그런 거였다. 친미의 나라들에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게 해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별스런 방법을 자행하는 미국, 그 미국이 개입된 콘도르 작전!

그 작전의 이름으로 쓰인 실제 주인공 콘도르(안데스에 살고 있는 거대한 맹금류의 새)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안데스산맥 위를 평화롭게 날다가 재수 없으면 1년에 한 차례씩 날벼락을 맞는다. 페루의 어느 지방 축제에서. 스페인 점령을 당했던 잉카의 후예들은 그 울분을 조상대대로 신으로 모시고 있는 콘도르를 잡아다 축제를 치른다.

건장한 사내 몇이 축제를 앞두고 한 달 전부터(예전엔 생존수가 많아 빨리 잡혔는데 지금은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함) 안데스산맥에 올라 콘도르를 유인한다. 갓 잡은 동물을 먹잇감으로. 그리고 사람들은 숨죽여 망을 본다. 재수 없는 콘도르는 그 먹잇감을 보고 내려앉고 한참을 뜯다보면 3미터가 넘는 날개를 가진 고놈은 몸이 무거워져 날갯짓을 포기하고 망을 보는 사내들에게 큰 덩치를 안겨주는 수밖에 없다. 그나마 요즘은 콘도르 없는 축제를 하기도 한다. 콘도르를 못 잡자 건장한 사내들이 눈물을 훔친다. 도대체 그 축제에서 콘도르가 차지하는 위상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사내들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는 걸까.

눈물을 찍어내던 사내들이 풀죽은 모습으로 축제마당에 들어섰는데, 다른 팀의 성과인지 콘도르 한 마리가 사람들의 환호에 놀라 움츠리고 앉아있다. 금세 풀죽은 사내들은 자기들의 성과마냥 의기양양하고.

이제 축제가 시작된다. 여러 시험과정을 거쳐 통과된 황소 몇 마리가 등장하고 콘도르는 양 날개가 묶인 채 건장한 황소 등에 올려지고 황소의 양쪽 뱃가죽을 뚫어 콘도르 날개를 그곳에 단단히 줄로 고정시켜 콘도르가 등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한다. 몸이 묶인 콘도르는 답답해서 황소 등을 쪼아대고 그러면 황소는 괴로워 날뛰고 그것이 사람들을 흥분시켜 무모한 관중들이 투우사의 흉내를 내며 다가선다. 그러다가 죽기도 한다. 결국 스페인의 투우 경기가 시작된 것이다. 훈련되지 않는 관중들과 황소와의 싸움. 콘도르까지 합세한 치열한 육박전. 황소는 몸부림치며 날뛰다 손을 들고 그 위에 올라앉은 콘도르도 지쳐 흐느적거리고, 오직 관중들만이 미쳐 날뛰는 축제. 하지만 축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자기들의 신, 콘도르가 저 푸른 안데스 상공을 향하여 날아올라야만 축제가 성공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다. 숨죽여 지켜보는 가운데 지친 콘도르가 날갯짓을 하며 힘없이 날아오른다. 잉카의 후예들이 스페인을 이기는 ? 彭@甄? 황소는 스페인을 콘도르는 페루를 상징한다.

몇 백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도 가슴속 울분은 계속되는가. 자신들의 신이 서서히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그 신을 혹사해가며 가슴깊이 묻어둔 울분을 풀어내는 모습에 약간의 씁쓸함이 감돈다. 우리의 정서와 닮아 한편으로 이해가는 면도 있지만 콘도르와 황소의 신세는 뭐란 말인가. 이렇게 위대한 신 콘도르가 미국의 남미정책의 하나인 콘도르 작전 암호명으로 불리었다니. 슬픈 운명의 주인공이다.

러시아가 영토 확장을 하면서 앙가라 강의 원주민들을 무참히 살육하여 시체가 섬을 이룰 정도였다는데, 그 슬픈 역사의 흔적이 있는 앙가라가 러시아 핵미사일 기지 건설의 암호명이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세상은 강대국들의 것인가.

2009. 8. 내일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이 소풍을 끝내는 날

샘이 보내온 글을 본 순간 콘도르가 생각났어요. 실은 페루의 축제가 생각났지요. 그때 힘없이 당하고 있는 콘도르가 안되보였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글을 써보자 해서 콘도르의 운명을 가지고 몇 자 적어봤어요. 샘의 글까지 합해...

어제는 국어샘이 와가지고 교지에 글을 실어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좀 힘을 실어주래요. 글솜씨도 없는 제게 와 부탁하면 어떻게 해요.

국어샘인 자기들이 쓰면 될 것을. 국어와는 거리가 먼 저에게만 부탁을 하니. 요즘은 글도 안써 완전 사라져버렸는데. 글도 쓰지 않으면 사장되버려요.

제가 **중 홈피 우리반에 올려놓은 # 반. 시가 있으니 그걸 교지에 실어라고 했더니 이왕이면 수필을 써주래요. 그래서 이 글이라도 줘볼까 하고 썼는데 도통 안 써지네요.

시는 수준도 안 될 뿐더러, 정말 힘들어 엄두도 못내요. 그래도 용기를 내서 우리반 홈피에 올려놨어요. 애들 보라고..

샘의 앙가라의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어 써본 졸작..

들어갑니다.

오늘오후엔 --에 갑니다.

산엔 못가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