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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관행이란 핑계속의 성도착증

관행이란 핑계속의 성도착증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돌연한 죽음은 그의 성범죄 의혹 못잖게 구리디 구린 권력의 한 속성을 엿보는 것 같아 역겹고 가증스러워진다. 범죄를 감싸기 위해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권부의 파염치행위는 또 딴 이슈를 만들어 세월에 묻히길 바란다.  박 전 시장 성추행의혹의 피해자측 변호인(김재련변호사)은  서울중앙지검장 유현정조사부장에게 박 전 시장에 대한 성범죄고소계획을 말하며 면담을 요청 8일자 면담일정을 잡았다.  근디 몇시간 후 갑작스래 면담이 연기되자 김재련변호사는 다음날(8일)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은 고소장을 낼 무렵 임순영 서울시청 젠더특보가 고소사실을 박 전시장에게 알렸고, 그 보단 반시간 전에 경찰은 고소사실을 청와대에 직보했단다. 근데도 여태껏 고소정보유출 실체는 오리무중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 없이 피해자만 2중3중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유현정부장, 청와대보고라인을 닥달하면 실체가 밝혀질 걸 그 누구도 오리발 내미는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다. 진범은 권력의 뒤에 숨어 시간흐르기만 바랄 것이다.

권력의 비호 아래 유야무야 된 흉악범죄는 600여년동안 이어저 온 관행일지 모른다. 작금의 우리네 고위직들도 꼼수핑계로 관행을 팔기 일쑤이다. 인구에 회자되는 정승 중의 정승이란 황희도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권력의 쉬쉬바람에 묻혀 유야무야 시켜버렸다. 그가 간통, 살인, 시신훼손범인 여인을 집안에 피신시켜 몇 년간 통정하며 놀아난 범인은닉과 간통죄를 자행한 흉악범인이었던 것이다.

제2차 왕자의 난을 박포의 난이라고도 하는데 그 박포(朴苞)가 제1차 왕자의 난에 큰 공을 세우고도 논공행상(論功行賞)에서 차순위가 된 불만을 뇌깔이고 다녔다. 그 사실을 이방원(태종에 등극)이 알고 박포를 죽주(竹州:충북 영동)로 귀양 보냈다가 풀어 주었었다. 그 무렵 죽산현(竹山縣)에 살던 박포의 아내는 종놈과 붙어 놀아나다 우두머리 종한테 들켜 사단이 날까 두려워서 우두머리 종놈을 죽여 방죽에 수장했다. 그런 후 한참 후에 수장한 시체가 물위로 떠올랐으나 부패하여 신원을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현관(縣官)이 시체검안을 하고 수소문한 끝에 박포의 아내 짓이란 걸 밝혀냈다. 허나 박포의 아내는 기미를 알아채고 이미 서울로 도망쳐 황희정승 집에 숨어들었다. 넓은 마당 북쪽 토굴 속에 숨은 박포의 아내는 황희와 간통하며 여러 해 동안 안거하다 유야무야 됐다. 고<세종실록10년>1428년10년 6월 25일자에 기술돼있다. 그에 앞서 박포의 집은 의화궁주(義和宮主)에게 분배되었다. (세종10년1월 23일)고 했으니 박포의 가솔들은 이미 고관대작들의 노비로 찢어진 판에 박포의 아내는 황희정승의 비호를 받지 않았나 싶은 거다.

황희가 흉악범죄를 즐기고도 무사했던 건 태종,세종,문종의 3대에 걸친 정승으로 왕조의 숭유사상에 똥칠하는 자승자박을 피해야 된다는 조정대신들의 묵계 탓이었을 테다.  부패한 집권세력은 지들의 방탕, 부패행위를 쉬쉬 은폐하는 도덕적 해이를 그렇게 500년간 지속시켰던 것이다. 황희를 문책하기 보단 조정의 부패를 뉘 알까 두려워 쉬쉬했을 권력자들이었다. 하여 사관이 쓴 실록을 잘 못 알고 기술한 거라고 입단속한 채 세월에 묻혀가기만 바랬을 것이다.

여성의 성적학대와 노리개거리가 황희뿐이었을까?  500여 년을 이어오면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의혹사건도, 그걸 유야무야 시키려는  또 다른 범죄권력들이 쉬쉬 입단속하며 관행이란 전가의 보도에 묻혀버리기만 바라는지도 모른다. 우물에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고 죄의식 없이행한 성적학대가 피해자의 인격살인이 된다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어떤 식이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성적모멸감을 4년간이나 버텨냈을 피해여성의 상처는 어떻게 치유하련가. 

 안희정 충남지사와 오거돈 부산시장이 성추행범으로 법정의 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도 버젓이 부하여직원을 성적노리개(?)로 여겼을 파렴치에 분노한다. 남자가 권력과 부에 취하면 성적욕망에 눈 파는 걸 관행인듯 치부한 성문화를 뿌리 뽑아야 한다. 고위층일수록 엄격한 금도의 자세로 남녀평등사회에 선도자가 돼야한다.  박 전 시장이 사회적약자의 편에 선 시민운동가이며 페미니스트라는 선망 받은 정치행정가란 이미지가 어쩜 허상이었단 사실에 허탈하다.

박 전 시장의 청렴성과 서민적인 삶을 존경했던 나였기에 분노와 슬픔이 더 크다. 검경은 죽은 박시장이 공소권 없다고 오리발 내밀게 아니라 박시장 주변에서 이를 방조한 자들을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 성적으로 투명한 사회라야 참된 문명국가를 기약할 수 있다. 청와대는 왜 말이 없을까? 딴 이슈에 묻혀 세월타기를 바래는가? 미투운동이 사라진 사회이길 염원한다.    2020.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