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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베이징의 화사한 가을, 열 이틀간의 산책 (3)

 

베이징의 화사한 가을, 열 이틀간의 산책 (3)

 

 

미세먼지로 북경의 대기는 온통 뿌옇다. 외출을 자제하자고 하여 잠시 근처 소호지구 앞 대형마트쇼핑에 나섰다. 국내 여느 백화점 못잖게 매장도 상품도 깨끗 신선하고 값도 저렴하다. 500g(1)단위로 가격이 책정됐는데 농산물은 크고 질 좋고 저렴하다.

소호 앞의 직장인커플(?) 점심 후 워킹커피타임은 우리와 쌤쌤

 

 

울 부부가 좋아하는 단감5kg한 박스가 1만 원쯤인데 당도와 식감이 상품이다. 마침 점심시간 때라 푸드점 앞의 장사진을 목격했는데 오피스빌딩에서 나온 청춘들이 대세를 이뤘다. 도시락(200위안쯤)과 전병(부침개,100위안)을 주문하려 차례를 기다리는 중인데 울 부부도 전병대열에 끼었다.

점심때 전병(부침개)가게는 직장인들로 인산인해 100위안짜리 한 개면 거뜬하다

전병 만드는 셰프, 콧물 훔칠 짬도 없이 미치게 바쁘다. 한 개 먹으면 배 부른데 왠지 담엔 먹고 싶질 않했다. 좀 느끼해설까?

 

셰프들, 특히 밀가루반죽과 계란과 햄과 야채와 각종소스를 넣어 전병을 빚는 셰프의 손놀림은 오토매틱이었다.

20분쯤 기다려 받아든 전병은 묵직하고 영양가도 제법인 입맛에 맞아 하나만 먹어도 포만감이 들었다. 1,700원쯤이니 점심 한 끼론 인기 폭발할 수밖에~.

 

즉석도시락을 주문 기다리는 직장인들, 도시락반찬(신선한 채소까지)을 직접 선택하면 셰프가 요리 후 도시락에 넣어준다. 대게 4천원내외인데 값은 도시락무개로 계산한다 

 

거리엔 작년보다 자전거가 줄어들고 자동차가 더 넘쳐난 듯싶었다. 대여자전거의 천국 베이징서민의 발인 자전거대여업은 사양길에 들었나? 경쟁이 치열하여 업자들끼리 제 살 깎아먹다 보니 망할게 뻔할 뻔자란다. 어찌됐던 거리는 자전거, 오토바이, 릭샤, 자동차로 넘쳐 교통지옥이 딴 데 없다.

자전거도로까지 왕복8차선도로는 주차장인가? 갸우뚱하게 한다

 

무질서는 극치를 달리고 사람이나 자동차나 요령껏 쥐새끼 빠져나가듯해야 한다. 먼저 대가리 처박는 자가 우선이다. 사고라도 나면 꼼짝 말고 현상그대로 보전한 채 경찰오기만 기다려야한다. 근다고 빨리 경찰이 오지도 않는다.

큰소리로 악따구 써봐야 목구멍만 아프다.

 

 

외국인과의 사고 땐 쓸개 녹아날 정도로 능청떤다니 조심 또 조심이라. 이래저래 교통지옥과 봉변을 피할 길은 요령껏 빠지나가기 달인이 돼야한다. 사회발전 속도는 특급인데 교통질서는 빠꾸하는 게 중국인가. 그런 아수라장 속에 중국은 잘도 굴러가나싶었다. 얼핏보면 순박하다 싶은데 이익 챙기는데는 잽싸고 도가 튼 느낌이라.

 

 

중국이 희망적인 최대자산은 젊은이가 넘친다는 점일 것 같다. 젊은 인재들이 많아야 발전을 기할 수가 있어서다. 마오쪄둥도, 등소평도, 후진따오도, 시진핑도 젊은 인재를 발굴 키워야 국부를 이룰 수 있다고 구두선처럼 외친 공산수뇌들이다. 그들이 거리에 넘처난다.

 

 

세계에 흩어진 젊은이들을 초치하여 좋은 일터를 제공해줘 오늘의 발전된 중국을 견인케 한다. 금수저 타령으로 젊은이들이 외국으로 떠나는 우리네 청년들을 보듬을 때 우리도 도약할 수 있잖을까. 중국은 어딜 가도 젊은이들로 넘친다. 내 보기엔 젊은이들이 많아선지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일하나 싶었다. 

 

 

세계의 유명브랜드자동차가 거의 중국에서 생산돼 일자리가 느는데 한국GM(군산)은 문을 닫았다. 현대도 사드분쟁이후 중국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단 기사를 봤다. 회심의 카드인 수소차를 진즉 개발해놓고도 각종규제로 시판을 못하는데 유럽 국가들은 시장을 개척한다는 신문기사가 우릴 슬프게 한다. 

 

 

현대차는 넥쏘가 수소전기차 중 세계 최초로 유로NCAP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개를 받았다고 24(현지 시간) 밝혔다. “유로NCAP은 전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신차 안전검사 중 하나라며 넥쏘가 최고 등급을 받은 만큼 안전한 차라는데 정작 한국에선 각종 제약탓에 판로가 막막하다.

생산국이 외면한 차를 외국은 수입할까?

 

 

세계의 유명자동차 전시장인 베이징, 현대차와 테슬라,아우디 등 모두 중국현지생산차

 

아직 중국의 수소차시장이 미적대는 시기에 우리가 선점해야할 땐데. 세계자동차전시장이 된 중국시장에 수소차로 승부를 걸어야 함이다. 중국이, 그들의 눈부신 변화가 부럽고 두렵다. 중국과 미국의 틈새에서 어부지리를 얻는 외교전술이 우리가 살 길이란 걸 380여년전의 병자호란은 말해준다.

 

 

청과 명나라의 패권싸움에 등거리외교를 펼치려다 쫓겨난 광해의 혜안을 똥덩이 뭉개듯 하지 안했다면 인조의 삼배구고두례도, 십만명이 포로로 끌려간 비극의 병자호란이 없었지 싶은 거다. 미`중사이에서 우리가 살길은 북한을 우군으로 만들어  등거리외교를 하는 게다. 내 어리석은 대갈통속낼까?

 

 

저녁식사를 리도에서 중국요리 몇 종류를 들었다. 작년에 이 식당음식이 맛있었던 기억을 찾아서였다. 좋은 분위기만치 음식도 정갈하고 맛있었다. 중국음식 특유의 짠맛과 10%의 봉사료만 없다면 값도 저렴한 편이니 몇 번은 더 올 텐데~. 변방은 안 가봐서 모르겠으나 중국의 눈부신 도약이 부럽다.

2018. 10. 25

10%의 봉사료만 없다면 몇 번 더 오고팠던 리도식당,

치실걸이이쑤시게 몇 개를 호주머니속에 챙겼다

 

소호빌딩 앞 분수는 고장인지 며칠째 번데기노릇이다

음악분수에 취하는 낭만도 좋았었는데~

시멘트바닥에서 낚시하는 강태공,

울 부부는 한참을 응시하다가 헛탕치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맨홀 속에서 뭘 낚습니까?" 

"고기요," 글고보니 맨홀속은 컴컴한 물웅덩이였다.

"거기에 무슨 고기가 있습니까?"

"가물치 아님 잉어요"

아파트정원 시멘트바닥은 여름내내 깊이 2자쯤의 얉은 호수였고,

잉어떼가 수로를 따라 올라와 유유히 수영을 한단다.

그래 재수 좋으면 몇 마리는 낚을 수 있다고 웃었다.

며칠 후에도 그 자리에서 그를 봤는데 낚은 고기는 없고

그의 싱거운 미소만 보며 돌아섰다

고기 보단 시간을 낚는 강태공의 후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