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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그 여적

정여립의 기축옥사를 읽으며

정여립의 기축옥사를 읽으며

남쪽 나라 두루 다녔더니
계룡산에서 눈이 처음 밝도다.
뛰는 말이 채찍에 놀란 형세요
고개 돌린 용이 조산을 돌아보는 형국이니
아름다운 기운이 모였고
상서로운 구름이 나도다.
무기(戊己) 양년에 좋은 운수가 열릴 것이니
태평세월을 이룩하기 무엇이 어려우리요.”

선조의 눈 밖에 난 정여립(鄭汝立, 1546~1589)은 관직을 버리고 지함두 등과 황해도 구월산을 구경하고 계룡산을 유람하다 어느 암자에서 시 한 수를 지어 벽에 붙였다. 그는 전라도금구로 향하던 길이었다.

1546년 전주에서 출생한 정여립은 25세에 문과에 급제 관가에 진출하여 서인 이이의 문하에 입문한다. 당시엔 동인 이산해가 이조판서를 십여 년을 꿰찬 판이라 동인이 득세하고 있었다. 당쟁에 회의를 품은 그가 서인들과 거리를 두자 동인노수신의 천거로 홍문관수찬에 봉직하게 된다.

당파싸움과 선조의 무능에 불만 이였던 그는 39세에 관직을 버리고 낙향 전라도금구에서 서실을 짓고 동지를 모은다. 천하의 주인은 백성이고 재물 또한 공유물이란 주권재민(主權在民)사상의 그에게 불사이군의 절대왕정은 혁명이란 불소시게를 키웠는지도 모른다.

진안동편 금강 상류 죽도에 아지트를 만들고 천반산에 사람들을 모아 문무를 조련하며 대동계(大同契)를 조직하고 스스로의 호를 죽도(竹島)라 했다. 금구, 태안, 전주, 익산에 대동계원이 600명에 이르고 평안도까지 세를 넓혔다. 임진왜란 5년 전엔 여천에 왜구가 침입노략질을 하자 전주부윤 남연경이 도움을 청해 대동계원을 동원 소탕하는 전공도 올렸다.

그 소식을 접한 선조는 기뻐하고 포상하기보단 경계심을 다잡는다. 선조는 후궁출신서자에다 왕실관상가인 백경으로부터 왕이 돼선 안 될 관상이란 소릴 들은 바라 항상 콤플렉스와 피해망상에 젖어있는데다 당쟁을 방관 보위에 집착하여 민심도 뒤숭숭해서였다.

 더구나 정여립은 목자(木子;李氏)는 망하고 전읍(奠邑;鄭氏)은 흥한다는정감록의 참언을 옥판에 새겨 승려의연을 시켜 지리산의 석굴에 감춰두게 한 후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꾸며 세상에 소문을 퍼뜨려 회자되게 했다.

정여립은 본시 호탕하고 강직해서 부친이 익산현감일 때부터 악장군(惡將軍)이라 불리었는데 세력까지 불어나자 역성혁명을 꿈꿨는지도 모른다. 암튼 그의 무시할 수 없는 대동계는 조직원 조구가 관아에 고발하고, 황해감사 한준이 선조에게 장계를 올리게 된다.

놀란 선조가 서인정철을 현무관에 임명 정여립모반을 소탕하라고 전주에 파견했다. 금구에서 이 소식을 접한 정여립은 아들 옥담과 시비 박연령을 데리고 죽도로 피신하였으나 관군의 포위망이 좁혀오자 아들과 시비를 죽이고 자신도 자결한다(己丑獄事 1589.10.17.)

정여립의 모반사건은 3년여동안 1천여명의 연루자가 죽임을 당하는 참극으로 이어지고, 서인의 득세 속에 정정혼란은 임진왜란의 발발에도 속수무책으로 국토는 초토화됐다. 선조는 나몰라라 피신하기에 바빠 따르는 신하도 백성도 없었다.

선조가 현명한 군주였다면 정여립이 여천에서 왜군을 소탕했을 때에 치하하고 보듬어 대동계를 선용했으면 임진왜란초토화는 웬만큼은 막았을지도 모른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정여립의 모반만 기술했을 뿐이. 그의 민본사상(民本思想)의 개혁의 싹은 발아하기도 전에 꺾여버려 후손들인 우리의 불행이지 싶단 생각이 들었다.

기축옥사로 득세한 서인은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이란 치욕의 중심세력으로써 조선의 몰락을 최촉했던 것이다. 졸렬하고 어리석은 선조의 보신주의 탓에 간신배가 득실 돼 나라가 엉망 이였던 400여년전의 혼란이 작금의 우리나라 정정에 오버랩 되는 건 왜일까? 

어리석은 박근혜대통령은 비선과 간신배의 득세를 조장하고, 민심을 편 갈라 통치술로 악용한 채 경제와 외교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나라와 결혼했단 박근혜는 관저에서 몸치장하기에 바빴다.

그 짓을 탓하는 국민들에게 양박(양아치같은 친박)은 삿대질하며 물귀신이 돼고, 변협회장을 했던 김평우꼰변(꼰대변호사)은 여자대통령 하나 지키지 못하는 협량들이다고, 여자 돌보지 못하는 남자가 남자냐?고 꼴갑떨고 있다.

박근혜나 꼰변은 애국자인척 알량떠는 짓이 지 아버지(박정희와 김동리)얼굴에 침 뱉는 폐륜이란 걸 먼저 알았으면 좋을 것 같다. 양박과 꼰변무리들이 기축사화때의 서인행색을 쫓진 않을 테다. 10퍼센트도 안되는 그들에게 거창하게 나라를 위해서 뭘 어쩌해 달라기도 진절머리 난 우리들이란 걸 말하고 싶다.

2017. 0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