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와 개똥이 & 근혜와 순실이

 

 

 1592.4.30일 억수로 쏟아지는 빗속에서 임금답지 않게 선조는 애간장을 태우며 부산을 떨었다. 보름여 전인 13일에 부산에 침입한 왜군이 파죽지세로 북진하자 선조는 창덕궁을 버리고 몽진 아닌 도망칠 궁리에 바빴다.

광해를 세자책봉 한 걸 후회하며 미워했던 선조는 이때다 싶었던지 광해를 불러 전란대처를 잘 하라고 책임을 떠넘기곤 자신은 명나라에 망명할 생각으로 피난길에 들었다.

 

도망가는 왕을 좋아할 백성도 신하도 없었기에 피난길끝무렵엔 따르는 신하는 허균을 비롯한 환관 수십 명에 불과했다. 버려진(?)광해는 나름 군량미와 모병하느라 애썼으나 왜군을 대하기엔 턱도 없었다.

광해는 세 살 때 어머니 공빈김씨를 잃었다. 선조가 공빈김씨와 한참 참기름 짤 때 태어난 광해는 어미를 잃고 선조마저 딴 궁녀들과 놀아나 무관심속에 성장하다시피 했다. 

다만 공빈김씨침소와 동궁에서 일보던 김개시란 나인의 보살핌을 받았다.

 

나인 김개시(金介屎)도 선조의 욕정에 치마폭을 풀고 승은(承恩)을 입은 후에 얻은 이름으로 글자 그대로 똥시(屎)자를 쓴 개똥이다. 고로 선조로부터 후궁이상의 자릴 꽤 찰 수도 있었지만 광해 때까지도 궁녀에 머물렀다.

영리하고 꾀 많은 그녀는 뒤에서 호박씨 까는 게 상책이다싶어 자리에 연연하질 안했다. 결코 미인도 아닌 그녀가 광해를 쥐락펴락하며 실리를 취한 요사녀일 수 있었던 건 그런 요사스런 처세술이였다.

 

51세의 선조가 19세의 김제남의 딸을 정비(인목왕후)로 맞아 영창대군이 태어나자(1606)세자옹립을 획책한다.

폐세자의 위기에 처한 34세의 광해 곁엔 김개시와 이이첨이 있었는데 선조가 급사(1608)하며 그들의 도움 속에 왕위에 오른다.

보위에 오른 광해는 당파를 혁신하고 명`청과의 등거리외교로 실리를 도모하고 전란을 수습하는 선정을 펼쳤는데 김개시와 이이첨은 막강한 비선실세가 된다.

 

김개시는 광해의 침실을 관장하는 지밀상궁이 돼 임금의 잠자리 여자들을 챙기고, 왕의 이름으로 매관매직하면서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됐다.

심지어 권신 이이첨도 그녀를 통하여 광해의 재가를 얻을 수 있었다(광해군일기1613.9.24.).

김개시는 궁녀로 절대 앞에 나서질 않고 막후에서 염정(廉靜)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회피를 떠넘기는 비선실세였다.

 

역사는 반복 된다고 했던가? 박근혜는 어려울 때 도움 준 최순실이 비선실세로 국정을 농락해도 모른 채 하긴 커녕 부화뇌동하고, 자신은 관저에서 예뻐지는 길 찾기에 고심했지 싶다.

간교한 김개시가 사리사욕 채우며 서인들의 역모를 방치하고 되려 반정세력에 빌붙어 인조반정이 성공하도록 눈 한 번 깜짝 않고 배신한다. 허나 광해는 그녀를 믿고 감쌌다.

박근혜는 순실이를 위해 사사로이 한 일은 없고, 오직 나라를 위해서 한 일들이라며 순실이 하는 일은 곧 나랏일이었다고 강변했다. 

 

1623.3.12일 훈련대장까지 포섭한 반정군은 창덕궁에 입성하자 연회를 즐기다 놀란 광해군은 내시에게 업혀 사다리를 이용하여 의관 안국신의 집에 피신했지만 곧 체포됐다. 반정군이 광해에게 묻는다.

우리가 누구며 뭣 땜에 반정을 했겠는가?” 라고.

난 아무것도 모른다. 김개시가 별일 없다고만 해 그런 줄만 알았다고 광해가 대답했다.

김개시와 이이첨에게 국정을 맡기고 흥청망청하다가 인조반정을 맞아 폐주(廢主)가 된 거였다.

 

광해를 속이고 반정세력 이귀와 내통하며 빌붙어 요행수를 바랬던 요녀김개시는 민가에 숨어있다 처형됐다.

최순실은 그럴싸한 구실로 박근헤를 속이고 수하들을 요직에 앉혀 국정을 농락하며 사욕을 채우는 비선실세노릇을 하다 박근혜정부를 탄핵정권으로 빠뜨렸다.

바보 되긴 싫은지 박근혜는 그런 최순실을 옹호하면서 탄핵이 부당하다고 법적대응도 불사한다.

 

인조반정의 명분은 폐모살제(廢母殺弟;동생 영창대군을 죽이고, 계모인목대비를 폐위시켰다)와 임난에 불탄 궁궐 조성 사업에 무리하여 국가재정이 파탄지경이었다.

허나 실상은 북인 정권에서 소외됐던 서인과 남인의 권력잡기 정변이랄 수도 있다. 광해군은 민생을 위한 개혁과 실리외교에서 역량을 발휘한 선정을 간과할 순 없어서다.

 

5백년이 흐른 지금 우리사회를 좌우이념으로 편가르고, 빈부격차를 심화시켜 헬조선을 부르짓게 만든 박근혜정권의 실정은 탄핵받아 마땅한 게 아니겠나.

폐주광해는 그가 동생영창대군을 유배 보내 불가마속에서 자진케 한 강화도교동도에 유배됐다가 제주도로 옮겨 18년을 곤궁하게 살다가 164167세로 사망했다.

 

부정과 불의는 반드시 밝혀져 파멸하고 정의와 용기는 융성한다는 역사의 보편타당성에 우리는 안도하며 삶을 영위한다. 우리들의 그런 줄찬 삶이 역사발전의 동인일 것이다. 김개시나 최순실 같은 요부들이 기생할 수 없는 사회는 우리들 손안에서 비롯됨이라.

정유년17일 광화문광장엔 60만개의 촛불이 정의가 살아 꿈틀대는 사회를 기원했다. 그걸 확신하는 자리였다.

2017. 01. 07

 

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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