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내다 열애하는 상춘(賞春)

    

 

, 봄볕에 속아

며칠째 감기랑 열애(?)중이에요

맘은 20대라 일욜 째내고 다녔더니만~

매년 춘삼월에 속아-”

 

며칠 전 S의 메시지다.

 

-희망을 품어주는 영춘화-

 

춘삼월이 오면

어설프게 째내려다가 재채기하는 건 꽃들도 마찬가지다.

봄볕이 따습다싶으면 매화와 산수유가 다퉈 꽃잎을 터뜨리다

차가운 겨울끝자락에 몸살열애를 앓기도 한다.

냉기에 대어 쭈그러 처진 꽃잎을 밀쳐내며

다시 피우는 질곡의 꽃망울은 경외 자체다.

하여 놈들은 열애후유증을 최소화하려

작고 짧은 꽃잎을 일시에 후다닥 피우며 짙은 향을 뿜어댄다.

아직 날갯짓 멈칫대는 벌`나비를 부르기 위한

숙명의 도박인 셈이다.

그렇게 매화와 산수유는 봄의 전령인양 뽐내는데

이를 시샘하는 놈이 담벼락양지에도 있다.

 

-매화-

 

매끈하게 뻗은 진초록줄기사이로 꽃대를 세워

네댓 송이 탐스런 꽃을 피우는 수선화는 진짜 상춘화라.

매파를 부르는 그윽한 향은 매향보다 더 진한데

활짝 핀 꽃망울은 이내 고개를 숙인다.

물을 좋아하는 놈들이 고갤 숙인

연못 속의 그림자가 너무나 아름다워 

그리스신화속의 미소년 나르시스를 빗대었다.

못 속의 자신이 넘 아름다워 붙들려다 익사했던~

 

-수선화-

一點冬心朶朶圓

한 점의 겨울이 송이송이 동그랗게 피어나드니

品於幽澹冷儁邊

그윽하고 담담한 기품이 차갑고 빼어나다

梅高維未異庭砌

매화는 고상하지만 뜰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淸水眞看解脫仙

맑은 물에서 속세를 벗은 신선을 본다

 

수선화를 읊은 시 한수가 짧은 상춘(賞春)의 절정에 들게 한다.

 

 

 

햇볕 따스한 배산자락 고택담장 밑에

탐스런 수선화가 봄을 노래하고,

몇 걸음 앞에 매화나무가 만개해 짙은 향을 뿜는데

`나비는 보이질 않는다.

섣불리 나와 매파 짓하느라 째내다가

몸살열애를 할까봐 인기척도 없는 걸까?

놈들도 춘삼월에 걸핏하면 속았을망정

낼 모래면 사월인데 말이다.

 

 

고개 떨군 수선화가 짠하고,

햇살에 노란수술 흔들어대는 매화가 안쓰럽다.

해도 그들은 기다릴 줄을 알고,

이때다 싶으면

한 치의 실수도 허용 않는 순리에 올인 한다.

그들의 정원-춘삼월을 잔인한 사월에게 내주고,

아쉬울망정 열애 끝의 결과만으로 흔쾌히 명년을 잉태할 테다.

2016.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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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ppuppy(깡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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