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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 바이클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 바이클 (2015. 12. 07 (수)

 

 

 

센토사섬은 말레시아가 영국의 지배하에 있을 때 군사요새지로 사용됐다가 1960년에 반환된 조그만 한 섬이다. 싱가포르정부가 센토사에 리조트, 스파, 언더워터월드를 만들고 비치를 정리하면서 휴양지로 변신했다.

복합쇼핑몰인 비보시티를 개장해 눈부신 발전을 한 센토사는 지금도 밤샘 개발하고 있었다. 우리는 센토사입구 하버프런트에 주차하고 비보시티 푸드`숍에서 점심을 든 후 여자들은 쇼핑을, 꼬맹이삼총사와 훈이와 나는 언더워터월드 구경에 나섰다.

 

 

 

비보쇼핑몰은 상품의 중저가를 지향하는 실용성으로 회자된단다. 같은 상품이라도 이곳에선 좀 더 싸게 구입할 수가 있다는 거였다. 난 꼬맹이들과 언더워터월드 수족관여행에 나섰다. 단일어항으론 아시아 최대란 유리어항 속의 해양어류들은 바다 속에 있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다.

거대한 상어와 만타가오리를 비롯하여 각종어류들은 죄다 모아 유영하는 모습을 스탠드에 편히 앉아서 즐기게 해, 마치 3D영화를 감상하는 기분 이였다.

 

 

곡예 하는듯한 어류의 유영에 탄성하며 그 앞에서 러브신을 연출하며 셀카 찍는 커플들은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젊은이들은 애정표현에 누굴 의식하지 않는다. 기분만 내키면 자랑하듯 사랑을 나눈다.

맨 앞줄 어항 앞은 커플들의 러브신경연장이다. 어떤 커플은 누워서 구경하다가 대어(大魚)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셀카들고 키스신을 연출하는 거였다. 그들의 애정행각을 보면서 꼬맹이들의 눈엔 어떻게 비춰질까? 하고 잠시 몽롱해졌다.

 

 

잠수부가 먹이를 줄때의 어류들의 군무도 수족관의 진귀한 모습으로 인기였다. 세 시간동안 어류들의 세계에 빠져 망중한을 즐기고 우린 다시 모여 모노레일을 타고 본격 센토사 섬을 찾아들었다.

센토사`익스프레스를 이용하여 비치역에서 하차 팔라완비치(Palwan Beech)를 향했다. 야자수 늘어진 백사장엔 피서객들이 듬성듬성 점 박혀있고 파란망해엔 화물선들이 늘어져서 수평선을 짜깁기했다.

 

 

인도양은 섬 하나 안 보인다. 수십 개의 화물선들이 창해에 까맣게 점 박혀있을 뿐이다. 백사장이 그리 곱고 깨끗한데도 피서인파가 별로다. 해안을 빙 두른 상가도 파시인양 한가롭다.

푸른 아열대숲의 아늑한 비치가 여느 피서지완 다르게 평온하다. 200m 앞 바다에 고래처럼 떠있는 비치 숲 속의 3층짜리 두 개의 전망대가 한폭의 그림이다. 해안과 그 섬을 연결한 출렁다릴 건넜다.

 

 

전망대에 올라서 관망하는 인도양과 일몰은 차라리 적요했다. 낙조도 환장할 만큼 아름답지 안했고, 해안가비치도 상가의 불빛만 점멸할 뿐 적막하다. 여기가 관광도시의 유명피서지인가 싶게 말이다.

가게마다 요란스런 네온불빛과, 지지고 볶는 음식조리냄새와, 피서객들의 고성방가와, 상가들의 유행가소리에 돛대기 시장이 되는, 우리나라피서지와는 달라도 넘 다르다.

 

 

음식점이, 샤워장이, 화장실이 불빛에 졸고 있는 곳이 팔라완비치였다. 불청객인 공작새가 느닷없이 나타나 어슬렁거리며 피서객들 눈치를 살피고, 고양이가 풀 섶에서 눈빛을 이글댄다.

우리식구는 조용한 남국의 비치 숲에 자릴 깔고 앉아 맥주를 마시며 어둠을 사르고 있는 불빛을 응시하며 시원한 밤바람에 얘기꽃을 날리다 10시에 자릴 떨고 있었다.

사워시설도, 화장실도 깨끗하고 한가로운데 피서객이 뜸하다. 불밝힌 가게도 졸고 있는 야자수그림자만 붙잡고 있다. 여기가 휴양지란 말인가!

 

 

비치역사에 들어서고, 모노레일을 타고 센토사역을 향하면서 아까완 전혀 다른 휘황찬란한 밤풍경에 놀랐다. 네온불빛이 산토사를 별천지로 만들어서였다.

 관광객들이 낮보다 북적댔다. 허나 어디서든 고성방가 하는 사람은 없다. 송 오브 더 시(Song og the Sea)에서의 레이져쇼와 돌비사운드가 이따금 경천동지할 뿐이다. 어찌하면 관광객들의 발길을 밤늦도록 붙들어 놓을 수 있을까? 로 고민하는 걸 읽을 수가 있어서였다.

 

 

센토사 모노레일승차요금은 S$3이다. 센토사를 일주하는 버스가 3개로선인데 모두 무료다. 3천원으로 남국의 멋진 휴양섬을 하루 종일 입맛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센토사였다.

젊은 연인들이 자주 눈에 띄었는데 잘은 모르지만 한적한 밤의 해안비치데이트에서 범죄걱정은 안 해도 될 터이다. 경찰이 안 보인다고 치안에 불안해하진 않는단다. 젊음을 구가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맘 놓고 즐기게 만드는 싱가포르의 치안이 부럽고 또 부러웠다.

 

 

큰애네 집엔 자전거가 3대있다. 큰애부부와 윤이 거가 있고 현인 아직 어려 자전거 뒤에 매달고 다니는 트레일러가 있다. 현이를 트레일러에 싣고 세 가족이 자전거로 해안도로를 달리며 휴일 한 때를 즐긴다는 게다.

저녁때 우리가족 모두가 바이클 즐기러 나섰다. 2인용 자전거를 두 대 빌려 둘째와 막내, 나와 아내가 한 조가 되면 되는 땜에 2인용자전거 두 대를 자전거대여점에서 입대했다.

 

 

대여료가 한 시간 반에 S$15이라 S$30을 지불하여 충분한 시간을 쓰기로 했다. 해안가를 달리는 이스트코스트 파크웨이 자전거전용도로는 참으로 훌륭한 환상적인 코스다.

왕복2차선의 전용도로는 요철이나 땜질 한 곳도 없이 반드르르 한데다 별도의 인도(워킹로드)가 있고, 상록수림이 우거진 가로수 밑을 푸른바다를 조망하며 달리기에 환상적이랄 수밖에 얼른 딴 단어가 떠오르질 않는다.

 

 

어떠한 방해물도 없고, 노면이 고속도로 뺨칠만큼 고와서 사방을 조망하며 달린다. 간혹 폭이 좁아져 왕복차선이 합쳐지기도 하고, 차로를 건너기도 하지만 두서너 군데로 왕복 세 시간이상을 달릴 수 있는 해안도로였다.

바이클링 대부분을 공원 숲을 통과하기 땜에 어디서든지 그늘에서 쉴 수가 있어 좋고, 바다와 숲이 제공하는 맑고 시원한 공기로 몸과 맘을 씻어내 좋았다.

 

 

훈이가 굳이 비싼 월세를 지불하며 여기에 주거지를 택한 까닭을 이해한다. 그는 직장이 다소 멀어도 대형마트와 쾌적한 환경을 택한단다. 근데 반시간쯤 달리다 문제가 발생했다.

큰 손주 윤이가 지쳐 떨어진 거다. 할아비 앞에서 폼 잡으려 무리하다 빨리 지친 거라고 성훈이의 힐책을 받지만 이미 엎질러진 상황을 돌파할 길이 없었다.

 

 

어르고 기 넣어줘 귀로에 들어섰다. 울며 끙끙거리는 윤이를 겨우 대리고 출발점에 왔을 땐 한시가반쯤 걸렸다. 자전거대여점에 연락했다. 지금 폐문한단다. 달려가 셔터 문을 올리게 하고 2인용 자전거 두 대를 반납했다.

허나 점원은 환불은 없단다. 싫음 시간 채우라는 거다. 훈이의 푸념 싱가포르에선 어지간해 환불이란 없고 교환을 있다는 거였다. 우린 S$15을 억지 인심 쓰듯 해야 했다.

 

 

문득 우리네의 자전거전용도로란 걸 생각해 봤다. 도회지주변 어디서 한 두 시간 사고`위험걱정 없이 질주할 수가 있을까? 장애물 땜에 단 몇 분도 달릴 수가 없을 것이다.

내가 또 탄복 한 것은 차도, 자전거로, 인도 할 것 없이 노면이 고속도로처럼 반지르르 하다는 거였다. 그들을 도로관리를 어찌하고 있기에 가능할까? 뻔질나게 뜯어고치는 우리의 행정은 도로의 부스럼만큼 예산낭비고 사고위험요소인 것이다.

 

 

올해가 싱가포르탄생 50주년이란다. 몇째 동생뻘인 싱가포르를 우린 정녕 넘볼 수가 없는 걸까? 사람의 문제일 것이다. 썩어빠진 위정자들의 사욕 탓이리라.

아니 그런 불량품을 선거로 퇴출시키지 못하는 우리들 책임도 클 것이다. 후손들을 위해서도 죽을 날 가까운 5.6.70대 꼰대들이 정신 차려야 함이다.

 

 

인근 푸드 점은 문전성시로 떠들썩했다. 공공아파트단지인 이곳은 싱가포르시민권자들이 주로 사는 곳이라 비교적 생활이 안정된 사람들이란다. 그래 저녁식사 땐 모여들어 잔칫집처럼 왁자지껄 이기 일쑤란다.

그런 풍정은 아까 바이클링 하면서도 동네 앞에서 몇 번 마주쳤다. 무더운 밤을 저렴한 식사로 이웃들과 더치페이하며 담소하는 교분의 장은 살맛나게 하는 일상일 터이다.

 

 

유심히 보아하니 그들은 끼닐 때운 접시 하나에 가지고온 물병이 대부분 이였다. 맥주 한 잔 마시며 파안대소 하는 게 아니었다. 식당도 음식 한 접시 판 걸로 만족한 모양 이였다.

그들 손님은 내일도, 모래도 죽는 날까지 단골일 테니 결코 섭섭하지 않을 테다. 먼저 자릴 비운 사람들은 암 데라도 엉덩이 걸치고 못 다한 담소를 나누는 거였다.

 

 

늙은 회화나무가 가지를 뻗어 내리는 밤이슬을 커버해 주기라도 하는듯한 그 모습도 자전거전용도로처럼 부러웠다.

말만 통하면 그 자리에 끼어들고 싶었다. 술 안 좋아하는 난 딱 이다 싶었다. 물 한 컵 안주고, 휴지 한 장 없는 식당에서 그들은 잘도 떠들며 오래도록 앉아있는 거였다.

물자 절약이야 이해하고 본받아야 할 미풍이지만 지나칠만큼 밝은 전깃불과 쇼핑때 아낌없이 주는 비닐주머니는 낭비도 이만저만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쓰레기분리를 하지 않음도 자원낭비일 텐데?

싱가포르의 구린면이 슬슬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