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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아

사슴눈빛 사랑 속에 꿈을 여는 산님

슴눈빛 사랑 속에 꿈을 여는 산님

 

 하루를 시작하며 고요한 이 시간을 가장 좋아하지요
나 혼자만의 시간이기에 옆에서 세상모르게 코고는
내님은 늘 떠남을 갈구하는 아내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말만 되면 12일 산속으로의 가출을
사슴 같은 눈빛으로 바라다만 봅니다
더 멀리 더 오래 떠나고 파도
그 눈빛속의 사랑 때문에 거기까지로~”

 

지난 16<소피아 & 레오의 사랑>이란 나의 글에 불꽃이란 분이 단 댓글입니다.

난 이 댓글을 접하며 이 부부의 일상에서 묻어나는 은근한 사랑에 감전 된 듯한 전율을 느꼈습니다. 산을 어지간히 좋아하는 여인이 주말이면 새벽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며 행여 곤히 잠든 남편을 깨울까봐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어서였지요.

조마조마 하며 새벽을 일깨우는데 어쩌다 눈을 뜬 남편은 사슴 같은 커다란 눈망울을 껌벅거리며 아내를 지켜봅니다. 그 눈길엔 순진할 만치 오직 아내의 안산만을 기원 하는 애정 어린 눈빛의 영롱함만이 선연하게 떠오른 거였습니다.

사실 나는 오늘, 불꽃이란 분이 몇 번인가 내 낙서에 댓글을 달았다는 걸 기억하고 불현듯 그분에 대한 궁금증이 유발했던 거지요.

새벽 산행준비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행여 남편을 깨울까봐 노심초사하는, 때론 선잠을 깬 남편이 촉촉한 눈을 비벼 뜨며 불평은 고사하고 잘 다녀오라고 당부하는 천진성에, 고맙고 미안해져버린 불꽃님 네의 물씬한 사랑의 정황이 어른거리는 거였습니다.

주말 부부동행으로 떠나는 산행이 아니라면 아내나 남편은 새벽에 산행준비를 하며 혼자 남을 아내나 남편에게 미안한 감정 안 느껴본 분은 없을 겁니다.

나도 매 번 새벽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거들어주는 아내가 고맙고 미안해 산행이 망설여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도시락준비 하는 아내에게 내 알아서 할 테니 일어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아낸 자기의 그런 행위가 의무라는 듯 하는 탓에 때론 산행 한두 번은 단념하고픈 적도 있었습니다.

하여 설 잠에서 부스스 눈 뜬 남편의 젖은 눈빛이 홍건한 사랑으로 일렁여 보일 때 짠한 애정으로 감화 됐을 그녀의 애뜻함을 느꼈습니다.

그 홍건이 젖은 눈빛 탓에 오늘 산행을 해야할까말까? 멀리 떠나야할까 말까?를 주저주저한 그녀의 여린 마음 씀이 읽혔던 거지요.

하여 나는 불꽃이란 여인이 여간 궁금해지는 거였어요. 회원정보를 들여다보다 그녀가 산행후기나 신변잡기를 카페에 올리고 있단 사실을 알았지요.

또한 한두 분으로 팀을 이뤄 명산을 오르는 늠름한 멋쟁이알피니스트란 걸 단 번에 인지할 수도 있었습니다그녀의 산행사진 몇 컷에서 직감한 나의 솔직한 감정은, 그녀가 산을 너무 좋아하여 산의 일부가 되는 자족감에, 더는 좁은 가슴을 한껏 열어 거대한 산을 품는 열락에 환호하는 모습에 빠져들게 했었습니다.

그녀가 진정한 산꾼이란 걸 단박에 눈치 챌 수 있었지요. 아니 바다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간파했을 땐 진정한 자연인이란 걸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사슴눈빛의 남편과 간혹 대부도해변을 트레킹 하는 글에서 수도권서남쪽에 살고 있을 거란 추측도 할 수 있었고요.

 

나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아무카페나 무시로 들어가선 도둑질하듯 내 낙서를 끌쩍대놓곤 후딱 나와 버리곤 하지요. 그리고 혹 누가 댓글을 달아도 성의 있게 답글을 달지도 않은 편입니다.

하여 나의 블로그엔 방문객이 적잖이 있지만 댓글을 잘 달지를 않습니다. 아마 제가 답글 씀에 성의가 없어서일 겁니다. 땜에 어느 카페에 누구의 어떤 글이 올라있는지도 거의 모르고 있는 게 당연지사지요.

일테면 불청객이 무례하게 타인의 카페에 들러 같잖은 글 깔기곤 사라지는 망난이 노릇만 일삼고 있음이지요.

12일 덕유산종주산행으로 지처 힘들 때를 기록한 불꽃님의 글을 접하곤, 투박하고 순수한 심저를 들여다보며 나의 가식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전략-

아픔도 저 풍광 속으로/빠져들어 갈 땐 /언제 그랬냐는 듯/잊어지고 /끝없는 길 홀로되어/한없이 걷고 싶다

스쳐지나가는 바람님/앞서간 님 발자국 /사그락 사그락 덮어버려 /가다보면 낭떨어지/길 잃은 방랑자 되어 해매이다/안개 속 눈 속으로/사라진다

가는 길 그 길이 /하늘과 이어져/천국을 걷는 걸까/모든 걸 내려두고 /끝없는 길 떠나갈까/아쉬운 미련 있어/두고 온 님 그리움에 /오던 길 되돌아보곤 -후략-”  

산이 좋아, 산을 쫓고, 산의 품에 들어, 일상과 오만을 내려놓은 체, 산의 일부가 되어, 자연에 동화되는, 순수한 자연인의 삶이 도처에 있단 사실을 불꽃님을 통해서 더욱 분명하게 확신하는 거였습니다.

단 며칠사이에 그분의 극히 일부만의 짧은 글을 접하고도 사랑 뚝뚝 베어나는 가정과 진정한 알피니스트의 면모를 엿볼 수가 있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됐지요.

그분이 건강하고 안산하며 홍건한 사랑빛 넘치는 가정이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을미년 정 초에.                  ^무단으로 사진 올렸음을 용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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