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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단풍따라 남녘으로 1박2일

단풍 따라 남녘으로

 

 

지리산피아골엔 핏빛 설음을 씻으려는지 부슬비가 내렸다2주 전 피

아골탐방 때 시간 없어 연곡사를 가보지 못한 아쉬움에 찾은 길목이었

으나 시름없는 빗발은 그치질 않아 그냥 돌아서야 했다.

그럴 것은 초딩친구 여덟 명과의 여행이기에 내 고집만 부릴 수 없는

데다 우산도 준빌 안한 탓 이였다.

 

 

지리산가을은 죄다 피아골짝으로 몰아 하산시키는지 하류는 검붉게

 타고 있었는데 비 탓에 탐방객들도 뜸했다.

 우린 연곡사 위 직전마을 맨 꼭지 주점(수퍼)에서 비 그치길 기다리며

소주 한 잔씩을 나눴는데 빗발은 무장 굵어진다. 연곡사나 단풍구경은

틀렸다. 하긴 촉촉히 젖는 단풍 응시하며 한담 나누는 술자리가 더 운

치 있을 것도 같다.

 

 

그 아쉼을 달래기라도 한 건 그 주점의 더덕구이와 부침개 한 접시,

주 값이 관광지치곤 좀 싸다는 점 이였다.

주인내외의 친절은 덤이라 더 흐뭇했다. 자릴 털고 하동으로 향한다.

애초 오늘의 행선지는 소매물도였다. 통영서 배편잡아 구경하고 나오

기가 여간 빠듯해, 1할 바엔 오늘밤을 통영서 보내고 낼 아침 일찍

소매물도를 찾는 게 좋겠단 중론을 모았다

 

 

그래 남행길에 피아골단풍구경 한다는 게 하느님이 훼방을 부리는 거

였다. 지난주에도 시간 없어 연곡사경내 탐방을 포기했었는데 오늘도

아쉼만 남긴 채 피아골을 떠났다. 금년엔 나와 연곡사는 조우하긴 틀

린 셈이다.

섬진강을 끼고 남행하는 길목의 단풍은 절정을 구가한다.

 평사리 최참판댁을 찾아 <토지>의 서사시에 잠시 취하기로 했다

양들판은 설겆이 끝낸 스산한 가을 끝자락이 스멀거린다.

 

 

저 들녘 한 가운데 부부송만이 외롭게 <토지>에서의 황금들판을 기억

시켜주고 있나 싶었다. 위대한 작품 하나는 사람들을 감화시켜 인성을

맑게 하며 나아가 삶의 질도,  인생의 가치관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품이 담고 있는 혼은 세세를 흘러 사람들은 그 향수에 젖고 싶어 작

태어난 장소는 성역으로, 더는 관광지가 된다.

박경리선생의 <토지>가 그걸 웅변하고 있다.

 

 

 하동 억양 평사리 일대는 드라마 <토지>이후 그 무대(세트)위주로 관

광지로 탈바꿈하였고, 토지슬로시티 길까지 만들어져 상전벽해를 실

감케 한다.

우린 상평마을 언덕배기의 최참판댁을 찾아 동네 고샅을 어슬렁거리

며 팔자걸음을 걸었다. 빨간 열매를 주렁주렁 단 피라칸사가 울타릴

친 채 나를 맞는데, 담벼락 넘어론 주홍색 감이 나지에 매달려 옛 평

리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책 읽는 선비가 최참판댁 입구에서 우릴 맞는다. 열네 채의 한옥으로

구성된 최참판댁은 근대 한옥의 전통미를 살렸다고 해야할 것이다.

특히 사랑채와 대청마루에서 조망하는 악양들판과 완만하게 굽은 섬

진강은 한 폭의 그림 이였다.

서희할머니의 불륜이 낳은 아들, 서희어머니의 사랑과 애증의 복수,

서희의 파란만장한 일생 - 여인 삼대가 살았던  동학에서 해방까지 질

곡의 삶이 투영된 대하소설 <토지>는 박경리선생이 이곳을 무대로 26

년에 걸쳐 쓴 대하서사시였다.

 

우린 세트장과 혼재한, 토속 관광상품을 파는 동네를 배회하며 반세기

전의 초딩시절로, 내가 살던 농촌으로 타임머신 여행을 떠나는 추억에

빠지는 거였다.

오늘 일행 일곱 명은 초딩동창들이다.

저렇게 담 넘어 탐스럽게 익은 홍시를 어떻게든 따 먹으려 궁리한 공

범들이고, 깨 홀랑 벗고 개울 속에 첨벙 뛰어들었던 불알친구며, 들판

어디에, 누구네 남새밭 어느 구석에 어떤 먹거리가 있는지를 훤히 꾀

고 있던 코 흘리게 단짝들이다.

 

 

이 친구들이 삼십 년도 훨씬 넘게 모임하고 있었는데 난 한 참 후에

어들었다. 초딩동창회 한다고 해 몇 번 참석하여 이 친구들을 만나

다보까 순수성이 초딩때의 그대로인지라, 난 감동하여 끼워 줄 것을

청했그들은 쾌히 환영해 줬었다.

영광,광주에서 살고 있어야 자격이 될 텐데 나를 끼어준 건 파격이어

서 난 25년 넘게 먼 거리를 달려 열심히 따라다닌다.

 

초딩시절 이후 도회서 궁글러 먹어 약을 대로 약고, 짤대로 짠, 짠돌이

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친구들의 인품은 순수후덕하다.          

그런데 몇 년 전 한 친구가 세상을 뜨고 작년 이맘땐 친구부인이 암으

로 저승길을 가야했. 며칠 후면 1주기 기일이란다.

여수엑스포 땐 동부인했었고, 간혹 동부인하여 식사도 했었는데

이젠 동부인하자는 말도 입 밖에 내뱉기 뭣 하게 됐다.

참으로 겁나는 건 언제 누가 어찌 될 줄 모를 나이에 접어들기에 오늘

처럼 모두 여행할 기회가 많잖을 것 같다는 기우다.

운전을 도맡은 류**는 평생을 차에 관한 사업으로 질릴 만도 한데,

하는 술도 꾹 참고 아니다, 운전이 넘 능숙하여 우릴 무한정 편케 한

.  그의 심저를 헤아리게 하는 바다.

평사리를 나와 통영으로 향했다.

  오후 3시를 막 지났는데 해가 서쪽 섬 산마루를 넘으려 한다.

 

 

충무교를 지나 한려수도 조망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미륵산자락 주차

장에 내려서 본 통영시가지는 한려파노라마, 한폭의 거대한 유채화다.

검푸른 바다는 하얀 시가지가 마치 먹이 깜인 듯 깊숙이 촉수를 내밀

어 파고들었다. 오밀조밀한 해안 만 속의 하얀 집들은 검푸른산을 갑

옷인양 휘두르고 창해와 맞선다.

 

깊숙이 박힌 리아스식 해안의 통영이 거친 풍랑을 외면한 채 따스한

동양의 나폴리로 거듭날 수 있음이 눈 앞에 펼쳐졌다.                   

평일의 늦은 오후인데 주차장은 만원이고 케이블승강기 앞은 대기자

들로 길게 줄 서 있다.

8인승 47가 연속 오르내리는데도 말이다. 미륵산엘 오르기 위해서

이리라. 보다는 산정에 올라 다도해의 한려수도를 관광키 위해서일 테

. 케이블카에서 조망하는 한려수도는 그저 감탄이라.

 

 

통영주항만을 벗은 연무 속의 가물가물한 다도해와 해넘이역광에 스

러져가는 섬들은 자연의 섭리만이 창조해 낼 수 있는 비경일 것이다.

미륵 산중턱에 내린 우린 정상을 향하며 숲 속으로 조망되는 신기루처

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다도해를 훔쳐보며 통영미륵 산이 왜 인구에 회

자되는지를 알 것 같았다.

 

시간 있음 케이블카가 아닌 트레킹으로 쉬엄쉬엄 즐기면 예가 바로 천

상으로 가는 길목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봤다.

미륵산엔 아까 평사리를 천지개벽시킨 <토지>의 박경리선생 묘소도

있다. 또한 바다를 향한 빨간우체통 옆 창가에 서서 연인 이영도에게

편지를 쓴, 무려 5천통의 연서를 띄우고도 짝사랑으로 엔딩 해야 했던

청마 유치환선생도 있다.

 

 

사랑하면 불같은 열정을 쏟았던 백석이 생각나는 곳도 통영이다

그는 이화여고보생에게 한 눈에 반해 무턱대고 통영을 찾기 몇 번 이

였던가. 서울서 예까지 하루종일 와야했던 그 외골사랑!

시대의 불운아 윤이상선생을 기리는 '통영음악제'가 청정 통영

의 영혼을 더 맑게 하고 있다.

려들려면 통영이 낳은 불세출의 명인들이 즐비하다. 통영이 왜 걸

출한 문화인들이 웅지를 튼 곳인지를 미륵산엘 올라와 보면 가늠할 수

도 있을 것 같았다.

욕심 같아선 두어 시간 머물고 싶은데 일행이 하산하잔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물 같이 까닭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

이냐라고 읊조렸던 청마선생의 독백이 떠오른다.

"파도야 난 가고싶질 않는데 어쩌란 말이냐"고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

다. 저녁식사는 횟집에서 싱싱한 통영의 수산물을 포식했다.          

식당 앞 포구, 수은등에 졸고 있는 항만의 밤풍경이 노스탤지어 손수

건처럼 나붓댄다.

 

~! 아름다운 밤, 영의 밤.

귀가 길에 우르르 노래방으로 기어들었다. 반주로 든 술기운을 악이라

도 써야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말라깽이 류회장은 농부면서 집짓는 건축업자고, 마을이장까지 도맡

는 일꾼이다.  류회장은 생각보다 엉뚱한 데가 있어 나를 놀래키는 때

가 종종이다.  하긴 여친에 관심 없는 작자가 없겠냐? 마는-.       

     

  오늘 가장 많이 신경 쓰는 이**총무는 내가 가장 선망하는 향토의 향

. 그는 공직을 정년했으나 고장의 신망이 두텁다보니, 군에서 사

무실을 하나 만들어서 농민들의 애로사항에 자문 내지 선도하는 봉사

직에  헌신토록 하고 있다.

년 후에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아간다는 삶은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지역사회의 신망과 성실성이 담보 돼야 가능

할 테다.

 

친구 정**은 공직정년 후 농장과 모싯잎 떡공장을 하는 바쁜 몸인

데 내가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는 친구다. 그가 몸이 성하질 않는데 할

일이 좀 많아서다. 일 많다고 벌이가 좋으면 그 맛 땜이려니 하는데 내

거 보기엔 수고한 만큼의 타산이 맞지 않을성 싶어서다.                

그의 재치는 탁월하고 유머도 수준급인 재주꾼이다.

건강치 못한 그가 짠하다.

 

농부의 전형, 가장 착실 근면한 농부라면 양**를 난 서슴없이 추천한

. 과수원과 특용작물을 선도적으로 하면서 지금은 우축농사를 짬지

게 하고 있다. 그는 한시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고 일과를 보낸다.

는 온갖 영농기구가 있어 마을 노인네들의 머슴 아닌 일꾼 노릇까지를

하는 심성 착한 농촌의 기둥이다.

난 그에게서 여러 가지 도움(먹거리 농산물조달)을 받고 있는데, 그

가 여태껏 말쑥한 양복차림 한 걸 본 기억이 없.

참 일꾼인 것이다.

 

큰 키에 얼굴과 몸매까지 빠진 멋쟁이 이**은 삶 자체를 즐길 줄 아는

멋있는 친구다한때 사업을 하다가 귀촌하여 대단위영농으로 바삐

지만 노동과 휴식, 삶의 질에 대해 달관한 만능 농업인이다.

나는 그에게 연 중 처세의 방정식을 배우곤 하는데, 그는 나와 더불

어 친구들 중에 어떤 약도 용하지 않고 오늘을 사는 건강한 체질의

향도.

 

작년에 아내를 떠나보낸 김**는 나와 동갑이라 늘 교감하는 사이다.

성깔이 불같아 참질 못해 탈일 때가 종종인데 그 불꽃같은 성질은 불

길처럼 곧 사그라진다. 뒷끝이 개운하다.

단순하고 꾸밈이나 거짓이 없는 솔직담백한 성품은 불같은 성깔에도

지인들로부터 두터운 신임과 교분을 자랑한다. 그의 육두문자와 오버

액션은 우리친구들 사이뿐 아니라 그가 몸담은 자리에선 결코 없어선

안 될 소금이 된다아낼 먼저 보낸 그가 영 맘걸린다. 술 좀 삼가야

텐데~? 걱정 지핀다.

 

여행 내내 수고한 우리의 기사님, 류**는 어디, 어느자리든 호인이

.  원만한 성품의 그는 누구나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처세의 달인

이 된 생활을 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끔 한다.

이 여행기를 쓰면서 지난 이틀간의 그의 수고로움을 생각한다.

우리 여덟 명 모두가 운전자다. 그것도 수십 년간 운전을 했으니 나름

고수(?)이거니 할 정도다. 근데도 그는 잡은 운전대를 누구에게 잠시

라도 떠 넘기려하질 안했다. 술도 어지간히 즐기는데도 말이다. 그만

큼 심지가 깊고 넓다할 것이다.

 

나는 친구들의 그런 점들이 부러워 좀 먼 거리일망정 지금까지 모임에

참여하고 있고, 이렇게 교우함을 즐겁게 여긴다.

노래방에서의 통영의 밤을 그렇게 서로를 보듬는 재미로 보냈다.

우린 조금 때라 소매물도행을 포기했다. 썰물시간이 짧아 소매물도에

서 등대섬을 갔다 올 짬이 짧다는 현지인들의 정보를 귀담아 듣고서

일정을 조정했다.

 

 

소매물도행을 포기한 우린 좀 여유롭게 기침하여 해장국집을 찾아 속

풀이를 하기로 했다. 즐비한 식당가, 거기에 촘촘히 낀 통영김밥이란

식당 간판은 우리를 궁금케 했다. 도대체 이곳 김밥은 어떻기에 저리

도 많은가? 하고 말이다.

우리가 들른 해장국집에서도 통영김밥을 팔고 있었다. 그래 맛보자고

8인분을 주문했다.손가락 두 개를 포갠 만큼한 김밥은 어떤 소도 없는

맨밥이었다.

 

반찬은 따로 접시에 담아 나왔는데 무맛 - 실망과 낙담으로 비싼 별미

(?)를 씹은 아침 이였다. 근데  어찌 그렇게도 김밥집이 많을까? 우리

들의 입맛으론 도저히 풀 수 없는 수수깨끼였다.

사천시-삼천포로 향했다. 옛날 고려의 개성과 3000리나 떨어져 있는

곳이라 하여 삼천포라고 부르게 됐다는 전래는, 고려 현종(8)이 여기

서 유년시절을 보낸 탓이 클 것이란다.

 

남해 금산 보리암으로 가는 길목에 와룡산(799m)자락 와룡사를 둘러

보자고 했다**총무가 제안한 코스인데 총무와 몇몇 친구들은 초

이 아닌데도 총무만이 기억하고 있어 집단 치매끼가 도졌나 싶었다.

와룡사는 근래에 중창을 거듭한 사찰치곤 규모와 사세가 충천하는 성

싶었다. 부티가 철철 넘처보였다.

 

 옛부터 경상도가, 신라의 후예들이라선지 불세가 세다고 친구들이 입

을 모았다. 거대한 와룡불과 금빛 찬란한 천불상과 거대한 납골당이

혼재한 사찰은 탐방객도 많았다.

등산객 아닌 순수 불자 아님 절 구경꾼들일 테니 시주 돈도 많기 십상

일 테다.

 

 

삼천포대교를 건너 남해로 들어서니 다시 한려수도의 빼어난 풍광이

차장을 엄습하기 시작한다. 바다는 언제 마주해도 좋다.

좋다는 건 바다의 무궁무진한 섭리와 포용심일 테다. 우리가 버린 모

든 쓰레기를 바다는 정화시키면서 말이 없다. 그래서 바다사람들은 풍

파에 얼굴골은 깊어도 마음은 드넓은지 모르겠다.

 

 

보리암을 향한다. 이총무의 제안으로 보리암을 찾게 됨인데 나는 여기

와서야 금산에 보리암이 있다는 걸 알았다. 금산은 익히 들은 유명산

이라 오늘의 여정이 여간 흐뭇한 거였.

금산과 보리암이 유명해선지 넓은 주차장이 빼곡하다. 경내셔틀버

스로 암자까지 올라야 한단다. 시간이 없어서다.

 

 

섬 산치곤 여간 가파르고 골짝도 웅숭깊다. 그 깊은 골에 단풍이 절정

을 구가하고 있는데 차창으로만 번갯불 보듯 해야 하니 아쉽다.      

기암괴석에 들어 앉은 보리암도 멋있지만 저 아래 펼쳐진 창해의 해무

속에 졸고 있는 섬들의 스킨십이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섬들의 이름도 이쁘다.

 

 

미조도,미륵도,팥섬,떼섬,애도,사도,호도,큰섬,노루섬,목과, 죽암,큰여

등등의 섬들이 올망졸망 해무를 뒤집어쓰고 푸른 침대위에 누워 있는

모습은 묵화의 극치라.

보리암에 머무시는 스님들의 행복은 얼마나한 치수일까!

바로 위가 금산정상인데 시간 없어 친구들 뒤쫓아야 했다.

 

 

여행 내내 난 왕따 당한 놈처럼 혼자 바쁘게 쏘다녀 친구들보기가 좀

은 민망하기도 했다. 한가롭게 즐기질 않고 강아지처럼 별스런 곳까지

들여다보곤 해 나를 찾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는 참으로 욕심이 많다. 꾸꿉스런 후미진 곳일망정 놓치고

싶질 않고 맘에 담고 싶어서다. 몇 분 후면 까맣게 잊을 게

뻔한데도 말이다.

 

 

많은 걸 보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거고, 그런 산행이 결코 잘하는

산행은 아닐 거란 걸 생각하면서도 쉬이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단순해야 됨인~.

생각을 비우고 따라서 마음도 홀가분하게 비워야 함인데.

있는 현상 그대로를 즐기고 상상의 비약을 자제하고 싶어도 수신하질

못한 나는 아수라 속에서 놀곤 한다.

 

 

저녁을 먹기 위해 광주 어느 부페식당을 찾아가는 데 지체되는 시

간에 오금이 저렸다. 여행 종착지인 영광엘 들려 귀가하려면 오밤중이

될 것 같아서였다. 허나 주말을 즐기려는 인파속을 뚫고, 싸고 잘해 준

다는 식당을 찾아가는 데 투덜댈 순 없었다.

게다가 누군가 전화질을 해대더니만 뜬금없는 여친 두 분을 합승시키

는 게 아닌가. 식당에 들어서 앉았을 땐 묘령의 여친이 세 명이나 됐

다. 무슨 꿍꿍이 속인가?

 

광주녀석들 지들끼리 여행피날레를 쏠쏠하게 하겠다는 건가?     

암튼 재주도 좋고, 전화 한 통에 떼거리 속으로 후다닥 얼굴디민 여친

들도 대단하단 생각을 했다. 광주친구들 셋이 떨어지고

우린 영광으로 향했다.  영광엘 들러 양**군이 주는 농산물을 차에 싣

귀가 길에 들었을 땐 9시가 돼가고 이었다.

 

이번 여행에 가장 인기 좋았던 오리날개쭉지 튀김 절반을 내가 독차지

챙긴 건 친구들의 배려탓 이였다. 나는 오리날개튀김을  처음으로 접

했는데 맛과 영양과 휴대성이 단연 뛰어나 불원간 간식거리로 히트하

리라 생각한다.

처음 먹어 본다는 내가, 아내가 엄청 좋아할 먹거리라고 주둥일 까자

친구들 모두가 몽땅 챙겨 나에게 인심 쓰는 거였다.

 

하면서  친구들 하는 말이 아내를 뿅~ 달뜨게 하질 않는가!

"니 각시가 제일 예뻐서 특별히 주는 선물이라고 해라" 라고.

좋은 녀석들! 고맙구나.

밤엔 뻥 뚫린 고속고로가 좋다.

여차하면 돌출행동 하는 나를 잘도 기다려 챙겨 준 친구들이 고맙다.

2014. 11. 15

 

 

-툇마루에 운치있게 진열한 평사리 토속가게-

▲ 통영만 ▼

 

-와불사 천불전의 호사스런 금불상들-

-보리암 앞의 해무속에 잠든 섬들-

  ▲ 남해 & 대교 ▼

 

 

-피아골수퍼에서의 빗발에 갇힌 면면들-

                                              -통영의 밤포구-

                                              -통영해변의 가로수-

                                                           -와불암 입구-

 

 

-와불-

 

 

 

 

 

 

 

 

 

 

 

                                             ▲ 금산 ▼

                                              

                                     - 남해대교 & 해안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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