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결혼식뷔페에서
pm2, 신도림역1번 출구에서 C와 동행 라마다서울호텔 예식장을 향했다. 장마 속에 마침 날씨가 뜸해져 다행이었다. 조카Y가 둘째아들 결혼식을 한데서 처음 발길 트는 신도림역 주변은 신시가지 빌딩들로 살판 날 듯싶다. 호텔웨딩홀5층에서 하객 맞는 조카Y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질부(姪婦)는 초면이다. 손자뻘 되는 신랑이 마침 자리에 없어 엉거주춤 서성대다 식권을 받아 4층뷔페`홀로 내려갔다. 늦은 점심은 시장기마저 잊게 했다. 뷔페`홀이 만석을 이뤄 북새통이다. 안내를 받아 C와 나는 구석자릴 차지했다.
8인석 식탁인데 이미 두 커플(4명)이 선점을 하고 있었다. 접시에 음식을 담아오다 S와 눈인사를 나눈다. 친족들이 꽤 있을 텐데 넓은 북새통속에서 찾기도 난망이라 C와 나는 식사를 한다. 초밥과 연어, 고기 몇 점과 채소를 씹는다. 호텔예식장은 1층~5층까지고 4층이 뷔페식당인가 싶었다. 4개 층 웨딩홀에서 쏟아내는 하객들이라 늦은 점심자릴 잡기도 전쟁터다. 신랑얼굴도 모르고, 결혼식엔 코빼기도 안 내민 내가 축하객에 끼어들어 혼잡만 보태는 행태가 조카네 결혼식에 무슨 의의가 있을까?
오랜만에 소원했던 친족들 만나 담소하는 자릴 꿈꿨던 게 오늘 결혼식에 참석한 목적이었는데 난장판 속에서 기대난망이라 씁쓸하기만 했다.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게 축의금 내고 밥 먹고 오는 행위가 전부였다. 바쁜 일상에 시간 할애하는 고생(?)의 하루가 돼는 경조사는 직계가족과 절친 이외의 지인들껜 알리지 않는 게 예의일 것이다. 일부러 찾아 준 하객의 축의금은 혼주에게 빚쟁이 되게 하는 꼴이라. 대형예식장이 하객과 혼주의 주머닐 터는 상술에 부화뇌동하는 일은 지향해야 될 때다.
내 옆의 두 커플의 식사는 엊그제(12일자, 유튜버 '황대리TV') 매스컴에 오른 “손님이면 손님답게 굴어”란 뉴스를 연상케 했다. 뷔페식당에서 손님이 음식을 많이 담아오자 뷔페사장(남성)은 "남기시면 안 돼요 한 번에 많이"라고 하자 “저는 안 남깁니다.”라고 대꾸한다. 그러자 뷔페사장이 “지금 물가는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데. 그걸 갖다가 그냥” 이라 궁시렁덴 게 손님퇴장이란 파국이 된 뉴스 말이다. 내 옆의 두 커플도 먹을 만치만 담아왔음 싶었다. 수북이 담은 음식 절반도 안 먹고 반납하길 몇 번이던가? 서빙도 눈살을 찌푸렸다.
뷔페사장 말따나 ‘물가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는데 음식을 쓰레기로~’ 해서야 되겠는가? 자기 집 음식을 마구 버리진 않을 것이다. 이래저래 북새통식당은 난장판이지 축제장파티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나저나 꼭 보고팠던 Y의 형수를 못 봐서 서운했다. 지기M도 올까싶었는데 보질 못했다. C도 안 왔으면 난 홀밥하면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고 웨딩`홀을 나와 쓸쓸이 장맛비속을 향했을 테다.
신랑이 40대라던가? 요즘의 신랑신부가 40대인 건 대세란다. 자식을 하나만 두니 괜찮단다. 자식에게 쏟을 정성과 비용을 부부간 서로를 위해 쓴다면 이혼율 재로될 것이다. 둘만이 사랑하면 된다. 결혼은 배려와 인내 그리고 서로 안아주려는 노력이다. 얼굴도 모르는, 촌수로 할배인 내가 결혼선배로써 들려주고픈 말이다. - 라마다서울신도림호텔 카페라라 뷔페에서 - 2023. 07. 15
# 위 두 번째부터의 사진은 르마다서울호텔 홈피에서 포스팅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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