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울산대공원 5월풍경

peppuppy(깡쌤) 2025. 5. 27. 14:38

울산대공원 5월풍경

어느 날 아도니스가 멧돼지 사냥을 나갈 때 비너스는 말렸습니다. 배태랑 사냥꾼인데다 뛰어난 사냥개(犬) 그레이하운드 두 마리를 대동한 아도니스의 사냥을 늘 응원했던 비너스는 그날따라 애인의 사냥외출이 왠지 마음에 꺼림직 했습니다. 사냥터 숲속에서 맷돼지를 발견한 개가 사냥감을 쫓고 아도니스가 그 뒤를 좇는데, 돌연 숫맷돼지가 역습으로 아도니스를 공격하여 사타구니를 들이받습니다. 아도니스의 붉은 바지는 갈기갈기 찢긴 채 많은 출혈로 죽지요. 그 전갈을 듣고 황급하게 달려오던 맨발의 비너스가 장미가시에 찔려 피가 낭자했습니다.

피나무 ; 한국 만주 중국이 원산지인 피나무는 곧고 길게 뻗쳐 조경, 풍치, 가로수로 애용된다. 꽃은 6월에 피고 꽃말은 '부부애'다. 피나무기름은 척추염에 효능이 있다.
피나무꽃(우측 박스)
울산대종

본래 하얀색이던 장미는 이때 비너스의 피로 물들어 빨간 꽃이 됐습니다. 빨간 장미가 비너스의 상징꽃이 된 소이입니다. 또한 그때 비너스는 아도니스의 피에 생명을 불어넣어 아네모네 꽃으로 피어나게 합니다. 아네모네의 꽃말이 ‘허무한 사랑’이 된 사유입니다. 비너스의 남편은 대장장이 신 불칸입니다. 유부녀인 비너스가 전쟁의 신 마르스와 외도를 해서 낳은 아들이 큐피드이구요. 당시 그리스에선 프리섹스가 쬠은 용인 됐지 싶습니다. 암튼 누리꾼들은 질투에 눈이 먼 마르스가 멧돼지를 이용해 연적인 아도니스를 죽게 했다고 입방아를 찧었습니다.

분수호수
용꼬리광장

마르스와 비너스의 외도는 입소문 난데다 태양의 신 아폴론도 그들의 밀회장면을 수차례 목격합니다. 격노한 아폴론은 고민 끝에 그들의 밀회를 불칸에게 알렸지요. 뿔따구 난 불칸은 계략을 세웁니다. 며칠간 볼일이 있어 출장 간다고 비너스에게 둘러대고 침대위에 고래심줄로 엮은 그물을 보이지 않게 설치했지요. 불칸이 출장가자마자 비너스는 마르스를 불러 정사를 즐깁니다. 이때 불칸은 잽싸게 그물을 당겨 깨 홀라당 벗은 남녀를 포박하여 여러 신들을 불러 망신을 시켰지요. 해도 비너스는 아도니스와의 밀회를 계속합니다. 비너스는 두 명의 정부와 놀아난 셈이지요. 긍께 아도니스를 죽인 범인이 전쟁의 신인 마르스라고 할만도 하지요.

▲잉어놀이터 - 삼단못 쉼터▼
배롱나무숲

맷돼지가 왜 뒤쫓아 오는 사냥개를 피해서 아도니스를 공격하고 하필이면 그의 사타구니를 찔렀느냐? 는 의혹이 난무 할만 했습니다. 그런 불륜을 즐겼던 미의 여신 비너스와 아도니스의 사랑을 후세에도 지탄만 하지 않고 오히려 미화시켜 그들의 지극한 사랑에 대한 시새움 내지 대리만족을 하는 사랑꾼들이 늘어납니다. 사랑의 갈증은 시공을 초월한 남녀의 원초적인 공감대입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적갈증은 인간의 영원한 숙제이지요. 아도니스도 비너스 못잖은 미남이었지 싶고요. 절세의 미남미녀가 죽기 살기로 영육을 불태운 사랑이라 우리들은 연연했지 싶구요.

키즈테마파크
▲층층나무의 설화▼

 “나는 뜨락이 되고 너는 내 사슴이 되어

산과 언덕에서 마냥 마음껏 먹어다오

내 입술을 탐해다오, 언덕이 메마른다면

더 밑으로 내려와 그곳에 누운 샘을 찾아다오”

야자수공원

셰익스피어의 시 ‘비너스와 아도니스’에서 비너스가 사냥하다 죽은 아도니스를 그리워한 독백 한 구절입니다.

‘너의 뜨락을 맘껏 핥고 먹다가 언덕에도 입맛 다실 게 없걸랑 계곡으로 내려오면 마르지 않는 샘이 있다’는 비너스의 속삭임을 셰익스피어가 글로 옮긴 에로틱한 정황입니다. 젊음과 아름다움에 목말라하며 나를 다 쏟을만한 헌신적인 사랑, 또는 이루지 못한 옛사랑에 대한 추억. 그리스인들의 현실주의 세계관과 신에게 맹종하지만은 않는 인간의 본성들이 오롯한 사랑으로 애찬 되고 있지 싶습니다.

패랭이꽃
염소수염
불노문 앞 이정표

계절의 여왕 5월에 비너스의 피가 홍건한 빨간 장미 뜰이 있는 울산대공원을 어슬렁대면서 비너스와 아도니스의 사랑을 상상해 봤습니다. 인류역사상 사랑에 취해 사랑으로 절명한 연인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미완의 숙명이라 여긴 탓에 우리는 죽을 때까지 사랑노래를 부르는지 모릅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리움이라는 단어로 재포장해서 사랑노래합니다. 사랑을 위한 일생을 살면서 사랑을 노래하다 죽는 미완의 사람이 인간의 숙명일 것 같습니다. 사랑하렵니다. 눈 감는 날까지 사랑노랠 부르렵니다.       2025. 05. 26

포플러
충혼탑
메타쇄콰이아 숲의 황톳길 세족장
메타세콰이아 숲길과 황톳길은 400m(왕복). 쉼터
선암호수공원 갈림길이 메타세콰이아 숲 능선에 있었다
▲빨간 장미는 비너스가 애인의 비명을 듣고 맨발로 달려가다 장미가시에 찔려 흐른 피가 장미의 흰꽃잎을 물들인 땜이다▼
연꽃호수
▲호랑이발광장▼
▲호랑이발테라스▼
연꽃
톱풀
라벤더
돌나물
툴바기아(야생부추)
체리세이지
정문쪽의 호랑이광장
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