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화명생태공원 튤립축제

peppuppy(깡쌤) 2025. 4. 15. 09:55

화명생태공원  튤립축제

4월 둘째 주일부터 부산 구포 낙동강 변의 화명생태공원에서 튤립축제가 열린다는 토막뉴스를 접했다. 화명생태공원이라면 작년 9월 첫 탐방에 팜파스그라스의 이색적인 장관에 매료된 곳이다. 키와 꽃술이 엄청 큰 팜파스그라스는 왜소한 토종갈대가 주눅 들기 십상이라. 외래식물인 팜파스그라스의 왕성한 번식력 탓에 토종갈대를 비롯한 습지식물의 생태교란이 심각하단다. 허나 워낙 꽃술이 탐스럽고 생명력이 강해 관상용으로 무섭게 영역을 확장 하고 있었다. 암튼 나는 팜파스그라스 땜에 화명생태공원을 알게됐다.

▲튤립축제장 옆 대천천의 데칼코마니▼

화명생태공원도 워낙 넓어 튤립축제장이 어딘지 가늠이 안됐다. 경부선 화명역에서 굴다리를 통과하면 생태공원인데 구포방향 부산어촌민속관 쪽으로 5분쯤 산책하면 튤립축제장이 있다. 튤립축제 연륜이 일천해 규모가 크진 않지만 매년 튤립단지를 넓히고 있단다. 해도 다양한 튤립종류를 거의 다 완상할 수가 있어 탐방객들이 줄선다. 튤립은 독특한 외양에 화사하기 그지없다. 기이하게 아름다운 튤립은 꽃 중에서 센세이션 한 일화와 역사성을 자랑(?)한다. 화명생태공원에는 6만5000송이 튤립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남천도 한창 물 올랐다
빨강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고백
노랑튤립 꽃말은 짝사랑

튤립단지 옆 생태공원엔 메타세쿼이아길과 수국단지. 코스모스, 백일홍 등의 꽃 단지와 분홍쥐꼬리새 군락지, 바늘꽃(가우라)단지 등이 발길을 붙잡는다. 튤립(Tulip)은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울금향(鬱金香)이라고도 한다. 옛날 네덜란드에서 예쁘고 마음씨 착한 처녀가 3명의 기사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다. 기사들은 처녀에게 구애하면서 사랑의 선물을 바쳤는데 성주의 아들은 왕관(명성), 기사의 아들은 보검(힘), 거상의 아들은 보석상자(재산)를 선물했다. 심성 좋은 처녀는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다 꽃의 신에게 기원한다.

보라색과 흰색 줄무늬의 튤립 구근 한 뿌리는 1960년대 1억6000만원을 호가 했다. 〈센페이 아우구스투스(Semper Augustus 영원한 황제)

신은 처녀의 기도를 가납하여 기사들을 튤립으로 의인화(擬人化) 시켰다. 왕관은 꽃봉오리, 잎사귀는 검, 뿌리는 재산을 상징하는 튤립으로.  그렇게 처녀는 세 남성의 사랑을 공유하였으며 튤립은 사랑받는 여성을 상징하는 꽃이 된다. 튤립의 센세이션 한 역사성은 꽃말도 색깔마다 다르다. 빨간색 = 사랑의 고백(영원한 사랑), 분홍색 = 사랑의 시작 & 어버이날 카네이션 대용, 보라색 = 영원한 사랑, 영원하지 않은 사랑, 노란색 = 헛된 사랑 혹은 짝사랑, 흰색 = 추억` 실연` 용서` 과거의 우정, 검은색 = 당신을 저주 한다.

분홍튤립의 꽃말은 사랑의 시작, 어버이날에 카네이션 대채꽃으로 인기다

튤립은 네덜란드와 튀르키예 국화로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파미르고원이다. 튤립의 어원은 페르시아어 ‘툴리반(tulipan 터번)’이 튤립꽃과 닮아 생긴 이름이다. 페르시아에선 튤립을 ‘사랑과 헌신을 상징하는 꽃’으로 여겼고, 오스만제국에선 황실의 정원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일종의 어사화(御史花)였다. 오스만 제국(튀르키예)이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을 함락 한 후 장엄한 궁전을 세워 몇 종의 튤립을 재배하면서 품종개량을 했다. 더 예뻐진 튤립은 16세기 중반에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각지에 전해지면서 고귀한 꽃이 됐다.

흰색튤립의 꽃말은 추억` 실연` 용서`
등나무쉼터

튤립은 네덜란드에서 꽃 중의 꽃으로 최고 인기였다. 특히 '브레이크'라고 불리는 돌연변이 점박이 튤립은 최상의 품종이었다. 구근식물인 튤립은 씨앗번식으론 꽃을 피우기까지 3 ~ 7년이 소요되고, 모근번식은 실패확률이 높아 희귀성으로 품귀현상을 일으켰다. 보라색과 흰색 줄무늬 꽃의 개량종은〈센페이 아우구스투스(Semper Augustus 영원한 황제)라 불리어 구근(球根) 하나에 1000 플로린 이상의 값에 거래됐다. 1630년대 중반에는 구근뿌리 하나가 8만7000유로(약 1억6000만원)까지 치솟았고, 튤립 한송이는 황소 25마리를 살 수 있었다.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

단일색의 뿌리는 훨씬 저렴했다. 1634년 중반엔 수요증가로 구근 판매가 활성화되어 고급품종의 구근 하나로 저택을 사는 등 일확천금의 졸부가 늘어났다. 겨울철에 현물 거래했던 튤립매매는 장인과 농민, 서민들에게 소문이 퍼져 투기상품이 되고, 매매계약서 한 장으로 선물거래제도가 성립되자 전매이익을 챙기는 자가 속출했다. 계약서만의 선물거래제도는 연중 거래시대가 됐다. 현금이나 현물구근이 필요 없이 "16**년 *월에 값을 지불하며 그때 구근을 배달한다."는 계약서만으로 매매가 성립되고, 금액정산도 가축과 가구 등 환금성 물건은 모두 통용됐다.

보라색 튤립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

1637년 2월 3일 튤립가격이 갑자기 폭락했다. 계약서남발에 어음은 부도가 나고, 지불불능 채무자가 3000명 이상이 됐다. 채권`채무자간의 다툼과 도주는 극심한 사회불안을 야기시켜 소송해 보나마나였다. 이른바 튤립버블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자 정부에선 ‘튤립거래 보류’란 결정을 내렸다가 그마져 ‘계약서에 의한 거래는 무효다’라고 공포했다. 튤립버블은 소수의 벼락부자 외에 파산가구만 늘어나 튤립황금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버블현상’과 ‘선물거래’란 말이 이때 생겨났지 싶다. 현대판 일확천금을 노리는 튤립마니아 - 마약거래 뉴스가 심심찮다.

일확천금의 튤립이 마약으로 대치된 현대사회다. 근래엔 흔해빠진 튤립구근을 양파로 착각해 가난하 사람이 배고파서 먹고 복통으로 병원을 찾은 예가 비일비재했다. 세기의 명우 오드리`햅번도 가난한 시절 튤립구근을 먹고 죽다 살아났단다. 지금은 배창시 따신 자들이 환락을 즐기려고 마약을 투여하다 죽는 건 뉴스거리도 안 된다. 1억6천만 원짜리 센페이 아우구스투스 튤립이 축제장에 촘촘히 박혀있다. 한 뿌리 뽑아가도 도둑놈으로 체포하진 않을 테다.

▲낙동강변의 팜파스그라스▼

튤립버블은 가진 자의 횡포였다. 가진 놈이 더 추잡했던 졸부들의 위선은 지금도 여전하다. 몇 십억대 부자 - 김건희, 윤석열부부는 용산 관저에 2000만원짜리 히노키(편백) 욕조와 500만원 짜리 캣타워를 국민혈세로 구입하여 사용하다가 사저로 쫓겨나면서 빼내 옮겼단다. 조국혁신당 황 대표는 명백한 ‘나랏돈 횡령’이라며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그들 부부는 거짓말 달인인가 싶었는데 양두구육(羊頭狗肉) 인간이었다. 양두구육부부를 옹호하는 해바라기들과 국힘의원들이 더 가증스럽다. 16세기 네덜란드의 튤립버블의 사회혼란을 차환해 보는 요즘이라.     2025. 04. 14

▲화명생태공원의 쉼터는 낙동강과 잘 매취되어 소요의 천국▼
제2낙동교
▲낙동강 저편은 김해공항쪽▼
팜파스군락지
콜레우스
화명역과 생태공원을 잇는 유일한 굴다리 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