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ppuppy(깡쌤) 2010. 5. 11. 00:01


아유!! 한참을 웃었네요. 오늘은 민화에 대해 한참 열강을 듣고 밀가루만 바탕에 쳐바르고 왔는데도 힘이 드네요.

허리가 빠개지려고 하고. 샘의 편지가 노곤한 몸과 마음에 웃음을 선사합니다.

샘이라고 하니 이렇게 편한 걸. 선생이란 두 자를 더 쓰려면 그렇게 힘이 든다는 걸 샘자만 쓰다보니까 실감나네요.

아, 하나 물어본다는 걸, 깜박.. 필터가 성직자를 말하는 거예요? 전 처음 들어보는 소리라서.

남의 얼굴에 주름살 잡게 만든다? 그럼 코매디, 개그맨이란 거예요? 신나게 웃어봐요. 얼마나 주름살이 많이 진다구요.

근데 웃기긴 하다. 아직도 아이스크림이 500원인줄 알았다니. 정말 연애상대자로 빵점이겠다.

그 정도로 물가에 문외한이 누구에게 먹을 걸 사다 바치겠어요?

편지나 주고 받음 좋을 사람이구만요.

근데도 어떤 골빈당(?)이 쫑나기 전까지 갔었대요?

첫사랑을 해봤냐??, 했죠?

솔직히 말하자면 안해보고 첫사랑의 대상은 되어봤죠.

첫사랑이었다며 30년 넘어 찾아왔는데 그날로 쫑났어요. 그때 남친이 있었거든요.

나이 50을 바라보며 첫사랑에 빠졌죠. 결혼은 왜 했냐구요? 저 결혼 사랑해서 한 게 아니거든요.

죽어버린다니까, 행여 죽을까봐서 했어요. 옆 선생이 그러대요. 그런 사람일수록 죽어버리게 놔둬야 한다고.

맞는 말이었어요. 아주 가난한 남자였어요. 우리집은 그래도 면에서 1등 부자였구요. 시골에서 그러니 대학을 보내줬겠죠.

살아보니 이건 도대체 생활력이 없습디다. 저 결혼해서 한번도 생활비 한 번 받아본 적이 없습죠.

이젠 포기했어요. 생활비만 문제인가요. 모든 걸 다 그랬으니..

애들도 아마 저 없었으면 초등학교나 다녔을까? 의무교육이니까.

오늘 아침엔 화가나서 1억 줄테니 그것 먹고 떨어져 나가라고 했어요. 하도 화가 나서.

엊그제 한참 후배 여선생이 걷다말고 술 한잔 하제요. 마시며 회포풀며 이런 저런 얘기하다보니 12시가 넘었지요.

전화가 두번 왔는데 그 여선생을 바꿔달래요. 그냥 바꿔줬어요. 집에 들어오면 싸우기 싫어서요.

제 체면이 뭐가 되든, 다 귀찮아졌어요. 그리곤 오늘 아침 갑자기 이런 저런 생각하니 화가 났어요.

끄집어 냈죠. 그래서 너 돈 필요하면 내가 저금해놓은 건 1억 뚝 떼서 줄테니 그것 갖고 나가라고 했어요.

저 호강하고 자랐지만, 만나 무지 고생했어요. 저축이 뭔지도 모르고 살던 여자가 29살에 결혼해 열심히 저축했어요.

부동산을 살 줄 아나, 그렇다고 투자할 줄을 아나? 제 성격이 편하게 사는 거거든요.

그냥 편한 문화인으로 사는 것.. 여행하고 독서하고, 그림전이나 보고 쉽게 말해 문화공간만 있음, 아주 잘 사는 여자, 그런 여자라고 하는 게 가능할 거에요.

어찌보면 무덤덤하기 그지없는 여자죠. 남들처럼 수다떨기를 좋아하나 떼거리로 돌아다니길 좋아하나, 집구석에 쳐밖혀 참 재미없는 여자죠.

혼자 잘 사는 여자. 남들이 말하는 교양을 즐기는 여자라고 하면 말이 되나?

그렇다고 고상하지도 않아요. 배낭 짊어지고 길바닥에서 잘 수 있는 여자죠.

그렇다고 돈만 아는 여자는 더더욱 아니구요. 돈?? 비록 저축은 하고 살았지만, 그쪽과 거리가 멀죠.

하지만 가난이 죄라는 건 알았어요. 00이 가난하니 졸지에 저도 가난한 여자가 되더라구요.

근데 이건 살맛이 안나데요. 사람이 돈으로 사고팔고(?).. 표현이 지나치나. 대접을 안해준다고 해야 옳은가?

그냥 모았죠.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그렇다고 영리하게 모은 것도 결코 아니에요. 그쪽과 거리가 멀다고 했죠?

그러니 그냥 은행에 저금했어요. 그돈이 수십년이 흐르니 아주 별볼일없이 되버렸지만.

이젠 우리 둘째 한의원차리는데 조금 도움이나 될까 싶어요. 큰 놈은 페이닥터 한다니까, 별 상관없구요.

그래도 애들이 착해서 그 돈마저 엄마 써라고 하데요. 고생한 줄 아는 거죠.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살았어요. 한데, 학교에선 모든 선생님들이 가장 부러워해요. 아주 부자인 줄 알고, 애들도 착하잖아요.

여행 열심히 다니구요. 실은 다른데 안쓰면 별로 돈쓸데가 없어요. 그런 돈으로 여행 가는거죠.

저금해서 가지 않아요. 월급 두어달 꺼 가지면 후딱 떠나는 거죠.

제 이야기 슬프게 들으면 슬프고, 호랑이 담배먹던 시절 얘기로 들으면 그다지 슬프지 않구요.

저 슬프지 않아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았으니까.

아마도 둘째 말처럼 힘들게 사는 걸 보상받기 위해 열심히 살았는지도 모르겠어요. 그것마져 없었다면 슬펐겠죠?

샘.. 서서히 저에 대해 알아가네요. 서서히가 아니라 이젠 다 알아버린 거에요.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데 이것만은 모르거든요.그렇다고 있는 척 없는 척 하지도 않고 덤덤하게 살아요.

앞으로 제꿈? 여행하는 것,.. 영어만 되면 배낭 하나 짊어지고 연금으로 아님 저금해논 걸로 그냥 돌아다닌 거에요.

그러다가 가면 가는거고..

인생이 별거인가요? 애쓰지 않고 살아요.

저 룻소인지 루터인지 구별하지 않고 읽었는데. 거기 루터라고 나오지 않았었나. 종교개혁 하면 루터 아닌가요?

룻소는 죽을 때 '무위'를 부르짖었다고 하면 되나?

자연으로 돌아가라.. 전 그렇게 생각해요. 아는 것이 별거인가? 저 박식하지 않아요.

샘한테 그렇게 보였나? 아닌데.

샘 편지가 얼마나 웃기는지 알아요?

그 웃음 준 것 만으로 만족해요. 실은 진한 사랑을 하다보니 얼마나 아팠던지.. 그런 사랑을 안하고 싶더군요.

50이 되어서 진한 사랑을 해봤다고 했잖아요. 첫사랑이었다며 찾아왔는데... 거기다 대고 "나 지금 사랑중이야." 하고 절절하게 말했더니

돌아서 가데요. 편지에대고 절절한 사랑을 노래해도 못들은 척했죠. 사나이 가슴을 울린거죠.

근데 진한 사랑이 별볼일 없더라구요. 앞으로 그런 사람은 안만나고 싶 어요.

어찌나 현실적인(?) 사람인지 재미가 없었어요. 매사 돈으로 따지는 그런 유형. 근데 이놈의 순진한(?)여자가 그만 사랑에 눈이 멀어버린거죠.

사랑!! 못할짓인 거 같아요. 그 사람 참 괴로웠을 거에요.

세상은 그대로인데, 50먹은 여자는 20대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으니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난 나이가먹어도, 또한 유부남 유부녀일지라도 사랑은 진실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햇어요.

첫사랑같은 감정으로 해야한다고 말입니다.

제게 바로 그게 첫사랑이었나.

유부남 유부녀의 사랑은 본인들에게도 사회에서도 결코 사랑이 아니더라구요.

저만 바보처럼 그런 사랑을 꿈꾸었죠.

웃기죠. 이젠 다 알아요.

어떤 사람도 그런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걸.

그래서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면서도 가끔씩 참 부질없는 짓 또 하고 있다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도 저같은 사람 있을거라.. 한편으로 생각하죠.

그만 안녕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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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과 저는 천방지축이고 바보다. 란 말에 날 천방지축에서 빼주심 안되여?

바본 맞을 것 같음이고 천방지축은 건성나발이라고 해야 맞을려나 싶네요.

뭐 바쁜 것도 없는데 일 하다보면 매끄럽지 못한 점이 많걸랑요.

하여 후횔 하고 남에게 얼굴 주름살 잡게 만들어 무안하고```.

꼼꼼한척 하면서도 빈틈 만들어 어설프게 하곤 할 때가 많은 접니다.

진한 첫사랑이 자리한 남자와의 사랑은 버거울 게다.

전 여태 그 생각은 해보질 않했는데 샘말씀이 정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아니, 저 같은 옹졸한 놈은 사랑을 하면서 첫사랑여인과의 로망이랄까 그런 걸 비유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것도 지금 사랑하는 여인의 장점을 첫사랑한테서 발견치 못한 행운이라고 자위함보다는 첫사랑의 좋았던 점을 끄집어 내어 비굘 하는 자살행위를 할 때가 더 많았으니 말이죠.

내 스스로를 자괴심에 빠뜨리는 무익한 비교 말이죠.

해서 참 사랑 해보지 못한 사람과 사랑을 해야 사랑의 꿀맛을 더 많이 만끽 하겠단 생각이 샘 말씀에서 깨닫는 둔치임다.

허나 저 한자락을 깔래요.

사랑도 해 본 놈이 더 잘할 거라고요.

시쳇말로 노하우가 어디 그냥 생기간디요.

사랑에 목마른 여자 있슴 저하고 로망을 한 번 꿈꿔라고 추천 해 보시라요.

관음증이라던가요.

샘께서 그걸 지켜 엿보며 즐기시면 알게 아닌가 뵈?

쓰다보니 샘께선 첫사랑이 없었겠단 생각이 불현듯 나네요.

(염장지르는 소리로) 천방지축? 잘난 채 하고, 왈가닥 루시마냥 못하는 게 없는 처녀가 연애하기 어려울 거란 생각에서임다.

결혼 전 연앨 해 보셨어요?

(그 점은 샘을 무시하고 싶어서)연애 해 보질 못해서 참사랑 얘기에 예민반응함 아닌지?

그렇담 멋 없는 여자였구먼-.

정말 연앨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삶을 훌륭한 일생을 살았다고 저는 추겨주고 싶진 안습니다.

그 점에서는 저도 리벌리티한 연애 예찬가가 되고 싶은 게지요.

샘!

혹여 저와 같이 할 시간 있담 뭘 기대하질 마세요.

기대감만큼 속 쓰리고 뒤집힐 때니가요.

그게 먹을 거람 더더욱이죠.

저는 도대체가 뭘 살 줄을 모른답니다.( 그간경험지론에서 아내가 뱉는 말은, 사오면 먹긴 허천나게 먹고)

저는 언젠가부터 뭘 산다는 걸 잊다시피 했나봐요.

그리고 어쩌다 구매충동이 일어 값을 묻다가 나자빠지죠.

비싸다고-(얼마전 아이스크림 하나 살려다 놀랬죠. 한 500원쯤일거라 여겼는데 1500원이라고 값이 붙어 있어서 놓고 와 아내한테 핀잔만 옹골차게 얻어먹었죠).

저의 구매패턴은 20여 년 전에 머물러 있는 게지요.

인플레이션을 모른 게지요.

그런 나를 챙기며 살아가는 아낸 대단한 천사입네다.

그러니 누가, 어떤 골빈 여자가 연앨 하자고 달려들다가 제 풀에 나자빠질 게 뻔 하지요.

매사에 확신을갖고 더는 모른 게 없을 샘이 연앤 아니더라도 혹시 저와 데이트(?)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머리빠게져 되돌아설 겁니다.

이것저것 생각함 아예 만나질 않음이 그나마 야릇한 기대감이라도 있어 좋으리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참, 샘이 언제 시간 같이 하자고 한 적 있었나?

지례 겁먹고, 지랄 떨고 있는 제가 우숩죠.

암튼 전 재미 오지게 없는 놈 올시다(이것도 저를 제일 잘 알고 있는 아내의 경험지론이니 확실하죠).

반면 샘은 옹골지게 재밌을 여자 같고-.

그만 씨오릴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