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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놀랠 노자의 베이징올림픽, 삼림공원(奥林匹克森林公园)

놀랠 노자의 베이징올림픽, 삼림공원(奥林匹克森林公园)

 

올림픽탑, 울 부부에게 올림픽공원을 향하는 등대가 됐다

 

아내와 내가 베이징북쪽에 있는 베이징올림픽삼림공원(奥林匹克森林公园)을 찾아 하루를 보내면서 베이징올림픽공원베이징올림픽삼림공원이 엄연히 다른 거란 걸 알게 된 건 베이징올림픽공원 메인스트리트를 거의 다 트레킹 한 석양쯤 이였다.

 

 

오전10시경에 삼림공원북문을 통해 들어서면서 안내도를 찾았다. 예상한 바였지만 안내원의 시큰둥한 대답에다 말까지 안 통하니 동문서답할 밖에 없다. 중국관광지는 대게 그렇듯 안내지도가 없다. 간혹 안내도를 팔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다.

 

삼림공원의 유리벽, 주위풍경이 모자이크 그림이 돼 방향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한다

 

공원을 산책하면서 방대한 숲과 그 숲속을 요리저리 헤집는 하천을 끼고도는 벌판 아님 구릉을 두 시간쯤 트레킹하면서도 삼림공원과 올림픽공원이 별개란 걸 몰랐었다. 어디쯤에 올림픽경기장이 있고 출입구가 어디어디에 있는지를 모른 채였으니 답답한 건 무지한(?) 울 부부인 것이다.

 

유치원의 소풍, 아내도 예비학부모일 때가 좋았단다

 

중국당국은 처음 찾는 무지한 관광객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질 않는 건가? 그 공원이, 관광지가 상상을 절할 만큼 방대한데도 알아서 기라는 식이다. 삼림공원만 해도 면적이 680만 헥타르에 400의 산이 있고 곤명호수 절반크기의 아오윈호(奥运湖)가 구불구불한 하천과 이어진 어마어마한 공원이다.

 

인공호수로는 구불구불 끝이 없고 물그림도 쉼 없이 흐른다

 

그런 대공원을 한눈에 일별할 안내도가 없으니 답답하다. 경내를 순회하는 관광용 미니열차버스를 이용하라는 건지?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구역안내판이 군데군데 있긴 하다. 허나 조각난 안내판을 한조각씩 퍼즐 맞추듯 해야 방대한 공원을 관광객 나름 효과적으로 산책할 수 있을 것이다.

 

남문의 올림픽구조물

 

첨 찾는 외국인이 그렇게 할 수 있단 건 스마트폰으로나 가능할지 모르지만 베이징당국은 지금 네이버를 비롯한 검색창에 자물쇠를 잠궈놨다. 내국인은 모르겠으나 외국인 한텐 먹통이다. 무작정 발길 옮기고 싶은 대로 걷다가 출구가 보이면 나오면 된다는 건지? 그 똥배짱(?)이 궁금해졌다.

 

아오원호의 데칼코마니를 즐기려 얼마나 호숫가를 빙빙 돌았는지~!

 

날씨가 쾌청해선지 공원산책객도 많았다. 유니폼을 입은 유치원생 소풍이, 그 뒤를 따르는 학부모들의 한가로움이 문득 울 부부의 젊은 날을 회상케 해 파란가을하늘구름을 좆게한다. 나는 가을을 사랑한다. 찬란한 짧은 시간이기에 아쉬움마저 사랑하고 싶은 거다.

 

포푸라까 미루나물까? 열주는 끝 안 보인다

 

다양한 수종들이 일정한 구역에 집단서식 하는 전시장은 우리의 수목원과 비슷하다. 산이 아닌 들판에 수림 속을 통과하는 하천과 호수가 구릉을 만들어 오색단풍까지 보듬은 그림은 너무도 멋지다. 그 호숫가 연인들의 러브액션은 추억의 스틸사진 한 장 한 장일 것이다.

 

 

잔잔한 물길과 형형색색의 나무와 파란 가을하늘이 그린 환상적인 파스텔톤 사생화는 물길 따라 끝없이 흐른다. 올림픽삼림공원의 구불구불한 인공수로(水路)는 수풀 속을 헤엄치는 용의 형상을 담은 거란다. 드론으로 찍은 그림은 얼마나 멋질까?

억새밭의 데크다리는 버드나무머리를 곱게 빚었다

 

상상도 못할 어마어마한 궁궐을 만들고 호수와 천()을 만들며 파낸 흙을 쌓아 산과 공원을 조성하는 중국인들의 저력을 올림픽공원에서 다시 실감케 한다. 삼림공원을 트레킹하면서 출구를 남문으로 정한 건 그쪽에 올림픽공원이 있고 거기에 상징탑이 솟은 까닭이다.

 

 

세 시간을 산책해도 올림픽구조물은 하나도 없었던 삼림공원에서 올림픽공원에 갈려면 올림픽탑(Olympic Tower,奧运塔)을 찾아가면 될 것 같아서였다. 그렇게 하여 출구인 삼림공원남문을 통과했고 그 남문이 올림픽공원의 정문 중 하나란 사실을 인지했던 것이다.

 

올림픽탑과 유람선선착장

 

근디 여기서부턴 좀 사람들이 많다. 허나 정작 울 부부를 아연실색케 한 건 폭이 50m를 넓을 것 같은 일직선대로가 끝이 안 보인다는 거였다. 가물가물 희미한 연막 속으로 사라지는 올림픽대로엔 열주한 가로등과 올림픽상징물들과 수많은 인파들이 아른댄다.

 

올림픽 탑

뻑적지근한 다리는 금새 쥐라도 날 성싶은데 문득 이 끝없는 대로를 종단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 아내에게 묻자 갈 때까지 가 보잔다. 오후4시였다. 해질녘의 올림픽대로는 눈요기 거리가 풍성했다. 어영부영 올림픽탑까지 왔다.

 

은행나무를 열병세운 올림픽대로는 끝이 없다

5개의 철탑기둥이 엇갈려 꼬인 채 석양빛을 명멸하며 꼭대기(264.3m)의 오륜마크를 비춘다. 360도로 회전하는 발광다이오드라나! 입장권은 활인하여 100위안이란데 우린 외면했다. 시간도 없고 다리도 아프고 배창시도 쪼르륵대고~.

132m의 영용탑(玲瓏塔)

 

아내가 이젠 나가잔다. 출구를 찾는데 없다. 아니 못 찾았다. 올림픽대로를 네댓 블록은 걸었나 싶은데 끝은 오리무중이다. 한 블록만 더 걸으면 나올려나? 근디 여기서 한 블록은 서울의 큰 블록 세 개는 되지 싶게 크다. 정말 오살 맞게 크다.

 

냐오차오[鸟巢]

 

발바닥이 불나서 쉬기로 했다. 나는 평발이어서 포도(鋪道)를 걷는 건 고문이다. 데크나 잘 다듬어진 자락길은 가능하면 피해 갓길을 걷는다. 벤치에 앉았다. 죄다 청춘남녀다. 꼰대도 울처럼 상꼰대는 안 보인다.

 

 

주경기장이었던 새둥지-냐오차오[鸟巢]가 저만치서 반짝대고, 수포형태의 네모꼴수영장 수이리팡(水立方)이 저 아래서 가물거린다. 91,000명을 수용한다는 냐오차오는 2014년에 APEC 정상회의도 열렸던 곳이다.

국가회의 중심

여행도 젊어서 해야 한다. 신체의 제약이 여행의 즐거움을 갉아먹어서다. 아까 삼림공원에서처럼 여기도 관광미니열차버스가 지내처럼 기어 다닌다. 올림픽공원 중요부를 대충 훑으려도 발품 팔아선 사타구니까지 불 붙여야할 테다. 

넓은 땅덩이 장사밑천 삼은 거다.

 

미니관광열차를 타야 올림픽공원을 왠만큼 볼 수가 있을랑가?

 

석양의 수이리팡은 그 화련한 외관을 볼 수 없어 실망했다. 어둠은 올림픽공원을 삼키고 밤은 다시 불빛을 하나둘씩 올림픽구조물에 매달린다. 어쩜 올림픽공원은 밤을 기다렸나싶게 휘황찬란한 옷을 입는 거였다.

 

 

주경기장이었던 냐오차오는 2014년에는 APEC 정상들의 주요 활동장소로 쓰였고, 지금은 국가회의중심(国家会议中心)건물로 리모델링하여 사용한단다,

올림픽으로 끝내지 않고 관광사업장이 된 베이징올림픽공원을 우린 귀감삼아야 하는 게 아닐까?

 

성화상징물

 

삼림공원남원 호수가와 북문구역, 북원남문구역엔 세계의 꽃들이 사시사철 피는 꽃단지를 만들어 일년내내 관광객들이 찾는단다. 봄에만도 10만그루의 꽃나무가 만개한다니 사계의 꽃을 감상하는 낭만이 상상된다. 울 부부는 시간 없고 늦가을이라 그냥 지나치기로 했었다. 

 

우린 지하철8호선정류장이 있는 공원 제3문에서 택시를 탔다. 오후 5시 가까이니 7시간을 쏘다닌 셈이다. 피곤이 빠르게 말초신경을 말아먹고 있다. 아내도 눈을 감았다. 왠지 고맙단 생각이 들었다. 베이징의 하루가 저문다.

2018. 10. 29

수영장(水立方)

올림픽공원옆의 IBM사옥과 7성급호텔 반고

지하민속촌

성화주자 상징조형물

 

삼림공원남문의 호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