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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문탠로드 & 국제시장과 자갈치`농수산물도매시장

문탠로드 & 국제시장과 자갈치`농수산물도매시장

 

삼포지향(三抱之鄕)이란 말이 있다. 강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고장을 말하는데 사람살기 젤 좋은 곳을 이름이다. 해운대토박이들은 해운대야말로 삼포지향이란 자부십이 강하다. 더구나 남향을 향한 온화한 기후 탓에 연세 지긋한 분들의 애향심은 남다르다 할 것이다. 난 달맞이 길을 산책하다가 해운대애향족들을 몇 분 뵜다.

  

문탠로드엔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화사한 4월을 꿈꾸게 한다

문탠로드의 상록숲은 겨울철을 무색케 한다

해월정

문탠로드 어느 뷰티크에서 신부화장을 막 끝낸 커플이 겨울산책에 나섰다

 콩깍지 낀 눈 속의 '자기'한테 사랑의 올가미에 걸림 추위도 모를랑가? 

 

"초생달 떠도

보름달 떠도

그믐달 떠도 좋습니다

달맞이 길에서 만난 달은 어떤 달이든 아름답습니다"

 

 

"초생달 같은 여인을 만나도

보름달 같은 여인을 만나도

그믐달 같은 여인을 만나도 좋습니다

달맞이 길에서 만난 인연은 무엇이든 소중합니다"

 

해운(海雲.최치원)선생은 경주남산에서 가야산을 향하는 남행길에 와우산비탈길 - 달맞이 길을 걷습니다. 울창한 송림사이로 언뜻언뜻 숨바꼭질하는 창해도 달님 못잖게 발길을 멈추게 하지요. 하얀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에 걸터 앉았습니다.

멀 잖은 해안백사장 뒤로 야트막한 동산 하나가 바다로 튀어나온 게 보였지요, 거기도 예처럼 푸근하고 멋진 쉼터가 있을 테지!  동백섬이었지요.  선생은 발길을 옮겨 동백섬 자연석대에 누각을 짓고 소요자방(逍遙自放)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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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선생이 유유자적한 동백섬 자연석대가 해운대란 이름푤 달고,  와우산에서 동백섬으로 옮긴 발자취가 문탠로드일 것입니다. 여기 사는 토박이들 자부심이 어떨지를 가늠해 볼 수가 있는게지요. 멋진 곳이지요. 

 

문탠로드엔 카페와 아트 숍과  팬션이 즐비하여 문화산책의 힐링로드이기도 하다

 

문탠로드에서 미포항에 내려서고 해운대백사장에 발 디디면

초고층 엘시티건물이 막아선다

해운대엔 신라시대부터 라듐이 함유된 임해온천으로 유명하다.

해운대구청광장 온천족욕장은 누구나 무료입장하여

피로를 풀며 쉬어 갈수가 있다 

문텐로드에 노을빛이 들면 밤하늘은 은하수를 깔고 교교한 달빛을 쏟는다

달밤은 해운대백사장을 불야성으로 만들고

시가지일대를 황홀한 일루미네이션 '해운대라꼬 빛축제'에 들뜨게 한다

해운대라꼬 빛축제엔 비보이 댄스, 마술쇼,밴드공연 등이 구남로일대서 열린다

 

해운대라꼬 빛축제(성탄~2/18)는 젊은이들이 밤의 향연에 몰입케한다

 

 

 

 

겨울가랑비 내리는 해운대백사장엔 갈매기의 쉼터가 된다

겨울가랑비 속의 해운대갈맷길의 인어상이 어째 심상치 않데여~!

APEC누리마루를 향하는 갈맷길의 우수

APEC누리마루 전경

해운선생이 동백섬을 올랐던 가파른 계단의 정자

APEC누리마루서 조망한 등대와 회의장휴게실

센텀시티와 연결된 광안리대교

동백꽃이 개화한 동백섬 숲길

 

국제시장 호떡집의 문전성시, 모 종편의 르뽀취재로 북새통임다

 

국제시장 골목은 젊음이 넘친다. 종이컵에 호떡 넣어 추위까지 씹으면서 그들 속에 끼어들면 나도 청춘(?)이 된다. 글다 또 배고프면 먹자골목에서 몇 원으로 재 충전(?)하면 호강이라. 3개에 2천원인데 울 부부는 3개씩 먹고 점심 아웃.

 

 

국제시장엔 먹거리시장도 활성인데 몇 천원이면 즐거운 식도락에 포식한다. 해서 먹자골목은 항상 북새통을 이루고~. 6.25전란 때 피난민들의 삶터로 시작한 시장엔 시쳇말로 세상에 없는 것 말곤 다 있을 게다.  글고 엄청 싼 물건이 다양하고, 풍부하단 게 나의 구미를 당긴 요인이다.

 

 

 

내가 국제시장을 좋아하는 건 세계의 진귀한 상품을 쇼핑하면서 재수 좋으면 엄청 싸게 품을 수 있어서다. 단돈 1만원 안팍으로도 유명아웃도어상품을 손에 넣을 찬스는 널려있는데, 쇼핑하는 재미에 하루가 짧게 느끼는 족속들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어안이 벙벙한 건 점포바닥에 늘어진 중고상품들이다. 말이 중고지 새 것들이 태반이다. 운 좋으면 맘에 든 걸 횡재할 수도 있기에 1만 원의 값어칠 절감할 수 있는 국제시장은 젊은이와 서민의 파라다이스일 것 같았다.

 

 

서민들의 삶의 진수를 실감케 하는 자갈치시장, 대형마트서 1마리 5천원 하는 고등어가 네댓마리에 1만원이다. 집에서 출발할 땐 점심은 시장 안의 ^^횟집서 아나고회(1인분 3만5천원)를 먹자고 했었는데-.

 

 

4천원어치 호떡으로 포식한 통에 끼닐 잊었다. 어쩜 시장기를 못 느낀 건 골목골목 쇼핑하느라 눈호강 탓일런지 모른다. 고등어와 민어 몇 마리에 아웃도어 몇 점을 품에 안고도 횟값7만원을 밑돈 지출이었다. 부산시민은 행운아들이라. 

 

전철 속의 풍경, 다운점퍼에 후드를 두른 님은 맨발의 슬리퍼청춘이다.

허긴 폰 개임에 빠져들면 겨울이 대수라? 맨발의 청춘이 부럽기도 했다

 

숙소 하버타운서 조망한 겨울해운대백사장의 낭만족속들, 몹시 춥고 비가 내려도 백사장은 결코 외로울 짬이 없다. 아니다 한 밤중도 백사장은 불면족들한테 시달린다. 백사장은 외로울 짬이 없어 뿌듯할까?

 

 

건어물류를 사겠다고 농수산물도매시장엘 갔다. 서울 가락시장에 비견 될 만하게 거창했는데 뭐 살 게 있어야 시장통을 누비지? 사실은 살 게 별로였는데 오다행서 아내가 건어물얘길 한 게 공사장한테 코 낀 셈이 되고, 납치(?)까지 당하다시피 된 게다.

 

 

'언제 안내하겠다'는 걸 한사코 사양했던 아내의 체면이 무색케, 오늘 정오쯤에 공사장이 울 집에 대리러 와버린 게다. 최신형 제네시스로 바꾼 차 자랑할(?) 꿍꿍속도 있을랑가? 고맙고 즐겁긴 한데 어째 편하지 않는 동행이었다. 

 

 

공사장은 직업상으로도 도매시장을 쭉 꿰뚫고 있었다. 근디 우리가 뭐 그리 살 게 있어야지? 더구나 여긴 살림집도 아니라 아무리 싼들 쌓아 쟁겨놓을 필요도 없잖능가 말이다.

 

 

농수산물도매시장의 모든 상품은 엄청 값이 저렴하다고 아내가 입방알 찧는다. 하지만 울 집서 예까지 올려면 교통비가 얼만데? 공사장 왈,  "뭐 사실 것 있으면 말씀만 하세요"

 

 

고목나무집은 추어탕집이다. 느티나무고목은 농수산도매시장 밖 동네골목 깊숙히 박혀있는데, 추어탕집도 오랜 연륜만큼이나 유명하단다. 공사장은 실은 울 부부에게 추어탕을 대접하려고 부러 시장핑곌 댄 셈이라. 500여 살이 넘은 귀목은 이곳 수호수라. 그 귀목을 떡하니 상호로 사용함서 찌질하게 장살 할 순 없으리라.

 

 

골목 깊은데 손님이 제법 많았다. 탕도 오로지 미꾸라지만을 으깬 시래기국인 건 분명한 성싶었다. 암튼 한 그릇 똑딱 비웠다. 근디 싸움은 지금부터였다. 아내가 화장실가는 척하곤 음식값을 미리 계산한 탓이다. 승용차에 올라타서도 언쟁(?)은 지속 됐다. 과잉겸손과 친절로 아내는 이따금 체면치례다툼으로 옥신각신 실변을 치곤 한다.  

 

 

상대의 성의를 결코 무시해선 아님이란 걸 다 안다. 받는 것 보단 주는 게 훨씬 행복한 법이라, 아낸 삶의 달인일까? 잘 생긴 느티나무고목은 추어탕을 먹을 땐 생각나리라. 아니 추어탕을 먹을 땐 귀목도, 공사장도 생각날 것이다. 음식값으로 옥신각신한 육박전(?)도 떠 오를랑가? 삶은 아름답다.

 

지 회사도 아니람서 120억원을 챙기려고 파란집 뒷간서 똥 싸면서도 머릴 쥐어고, 수천억 원의 재산을 가지고도 국정원특활비까지 탐낸 전직 대통령은 추잡하다. 우리 서민들의 삶이 향기나고 아름답단 걸  알 턱이 없는 노회한 논현동 서(鼠)맹박을, 수전노를 더 이상 티브이에서 안 봤슴 좋겠다.

2018.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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